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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관계 부부치료 -


저자 : 질,데이빗 샤르프
출판사 : 한국심리치료연구소
출판일 : 2003 년 05 월 10 일
페이지수 : 532
판형 : A5
정가 : 20000 원  → 18000 원 (10 %↓)
전화번호 : 02-730-2538
재고량 : 682

 

111

- 해제 -

서문










이 책은 우리가 이전에 저술한 「대상관계 가족치료」에 이어 데이빗 샤르프의 초기 이론서인 「성적 관계」(The Sexual Relationship)와 임상적으로 짝을 이루는 책이다. 앞의 두 책이 그렇듯이, 이 책은 소그룹, 유아발달, 성 행동에 대한 조사 연구 결과 확립된 여러 이론들을 영국 대상관계 이론의 입장에서 통합하고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상호 성적 즐거움이라는 강력한 끈으로 연결된 헌신적인 체계로서의 부부관계에 대해 사고하고 작업하는 방법을 개발하고자 한다. 부부관계는 신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친밀한 관계로서, 유아-엄마 사이의 초기 정신신체적인 동반자 관계를 물려받은 것이다. 각 개인 인격의 억압된 부분은 부부관계에서 무의식적으로 연결되며, 부부관계가 안전하다고 느껴질 때 의식 수준에서 표현된다. 이러한 측면들은 결혼한 부부의 특성을 만들어내는데, 이것은 일상적인 상호관계, 성관계, 자녀를 관리하는 방식, 그리고 물론 치료자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우리의 부부치료 방법은 이 모든 면에 초점을 맞춘다. 대상관계 부부치료는 이해를 위한 심리적인 공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비지시적으로 이야기를 듣고, 꿈과 환상 자료를 다루고, 무의식적 갈등에 도달하기 위해 감정을 따라가는 것 등에 가치를 두고 있다. 또한 부부간의 반복되는 상호작용의 유형을 찾아내고, 그것을 불안을 방어하고자 하는 욕구와 연결시키며, 이에 대해 이름을 붙여준다. 때로 치료가 빠르게 진전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그렇다는 기약은 없다. 주된 치료 방법은 갈등을 해석하는 것을 통해서 무의식 안에 있는 것을 의식화하는 것인데, 이것은 황폐해진 부부관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를 가져온다.
우리의 접근 방법은 두 가지 점에서 다른 형태의 정신역동 부부치료와 구별된다. 그 중 하나가 성에 대한 강조점이다. 성적인 어려움은 결혼 초기와 그후의 결혼생활에 계속해서 영향을 준다. 부부치료 영역 안에서 이 문제는 성적인 역기능과 성적 분리 안에 작용하는 무의식적 갈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행동주의적 접근을 통해서만 다루어졌다. 이 책에서 우리는 성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그 분야에서 얻은 지식을 부부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데이빗 샤르프는 전문 성치료가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성치료와 부부의 대상관계를 관련시키는 작업을 수행해왔다. 특별한 성치료가 요구되든 않든, 부부치료에서 성적인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치료 작업의 중요한 부분이다. 결혼과 성에 대한 우리의 의견은 이성 부부를 치료하면서 얻은 것이다. 우리가 동성애자들을 치료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게이 부부나 레즈비언 부부가 우리에게 상담을 받으러 온 일이 없는데, 그것은 아마도 우리 부부가 “이성애적 성정체감”을 지닌 치료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우리가 이야기하는 많은 주제들이 동성애 결혼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동성 부부의 문제는 우리가 이 책에서 다루지 않은 근본적으로 다른 측면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접근 방법의 두 번째 특성은 전이와 역전이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다. 우리는 가장 깊은 수준의 무의식적 의사소통을 통해서 부부와 합류하고자 한다. 부부의 무의식이 우리의 무의식에 반응하도록 허용하면서, 우리는 공유하는 경험을 토대로 해석을 한다. 이 모든 것은 치료자의 내면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그것을 말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은 우리를 당황케 할 수도 있고, 그러한 자료에 환자 자신도 놀라고 당황할 수도 있다. 역전이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또 다른 제한점이 뒤따른다. 즉 역전이를 즉각적으로 통찰하고 명석하고 분명하게 설명한다는 것이 실제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사실, 그것은 치료자에게는 혼란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어쨌든 우리는 우리의 역전이를 계속해서 검토하고 탐구한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가 치료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역전이의 탐구가 개인적 경험과 우리의 치료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고, 치료의 최고 절정의 순간인 치료적 통찰에 도달하는 것에 의해 보상되기를 소망한다.
종종 독자들은 우리가 함께 저술하기 때문에 우리 둘이 함께 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로 우리는 교육을 목적으로 진단 자문을 할 때 함께 일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우리는 서로 다른 곳에서 따로 일을 한다. 이처럼 따로 일하는 데에는 재정적이고 행정적인 이유가 있지만, 주된 이유는 임상적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것이다. 부부치료에서, 결혼한 공동 치료자들은 환자의 내적 부부와의 관계에서 각자 고유한 위치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가 진행되면서 환자들이 경험하는 환상과 무의식적 갈등을 부부치료자 자신들의 환상 및 갈등과 구분하는데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 이론적으로, 이것은 환자와 치료자 부부 모두에게 가장 유익할 수 있지만, 그러나 실제적으로 우리는 결혼생활의 즐거움을 위해 독립적으로 작업하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부부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위한 오디오 테이프를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해준 부부들과 좀더 깊이 배우고 가르치기 위해 비디오 테이프를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해 준 부부들에게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사례들은 개인의 신분을 보호하기 위해 가명을 사용하고 있으며, 부부에 관한 모든 자료는 익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변경했거나 다른 부부의 자료와 결합시켰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관계의 증상, 병리, 무의식적인 대상관계에 대한 서술에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역전이에 관한 부분만은 전혀 위장하지 않았다. 이 책을 읽는 환자들은 우리가 드러내 보여주는 것을 과학적 탐구의 정신으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치료를 신뢰해주고 우리가 배우고, 가르치고, 저술할 수 있도록 기여해준 환자들에게 감사 드린다.
 

 
 

- 목차 -

서문 9
제 1부 대상관계 관점에서 본 부부치료
제1장 친밀감과 성에 대한 대상관계적 접근 15
제2장 결혼과 성에 대한 치료적 접근 43
제3장 대상관계 이론, 부부관계
그리고 투사적 동일시 77
제4장 치료 모델 104
제 2부 부부 문제의 평가와 치료
제5장 평가 과정 131
제6장 부부치료 기법 172
제7장 부부치료의 초기 단계 208
제8장 치료적 어려움에 대한 관리 255
제 3부 성 장애 치료
제9장 성치료 기법 285
제10장 개인치료 또는
가족치료와 병행하는 부부치료 311
제11장 성적인 어려움이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 352
제 4부 특수 주제들
제12장 외도와 부부치료 379
제13장 동성애와 성도착 421
제 5부 부부 문제의 평가와 치료
제14장 종결과 추후 조사 455
제15장 에필로그 510
역자 후기 515
참고 문헌 517
색 인 527
 

 
 

- 초록 -


「 대상관계 부부치료 」

질,데이빗 샤르프 지음
이재훈 옮김



제1장

친밀감과 성에 대한
대상관계적 접근









부부관계는 두 사람의 문화적, 개인적, 성적 이상이 얼마나 잘 조화를 이루는가와 같은 의식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각 인격의 억압된 부분이 어떤 보완관계를 형성하느냐와 같은 무의식적인 문제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그것은 무의식적 의사소통이 부부 사이의 정서적 성적 친밀감을 유지시키는 능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친밀감은 꼭 오래된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든지 관계에 참여하는 사람들간의 무의식적 의사소통에 따른 결과이다. 우리는 우연히 기차 여행에서 만난 두 사람이 즉시 가까워지는 경우가 있음을 알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즉시 자기 자신의 삶을 나누는 친밀한 관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들이 관계할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오히려 일상의 파트너와 나누는 친밀감보다 더 강렬한 친밀감을 나눌 수도 있다. 사실 첫 만남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강렬한 친밀감은 그후의 접촉에서 지속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짧은 만남에서 친밀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과 사교적 상황에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능력, 그리고 더 오랜 기간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 교제 초기에 경험하게 되는 강렬한 친밀감은 종종 급속한 상호 침투와 서로간의 유사성과 상보성에 대한 즉각적인 인식으로 구성되며, 이는 전체적인 내적 상황의 균형을 고려하기보다는 어느 한 측면만이 강조되기 쉽다. 두 사람의 방어적인 억압 구조는 약혼 기간 동안에 어느 정도 확인될 수 있지만, 두 사람의 무의식적 상호 적합성은 보통 결혼 후에 좀더 오랜 기간의 삶을 통해 보다 철저하게 검증된다.
친밀감의 문제는 서로 친밀감을 나누며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즐기는 서로 사랑하는 커플 중 한 사람 혹은 두 사람 모두가 그들의 관계로부터 철수하게 되면서 드러난다. 우리가 여기에서 말하는 철수는 두 사람이 실제로 완전히 헤어지거나 별거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의 일부분이 자기 안으로 후퇴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친밀감으로부터의 철수는 상대방에게서 자신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성격 특성을 갑자기 발견하게 될 때 나타난다. 사실 이 순간은 상대를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전체 인간으로서 인식해야 하는 순간이며, 자기 자신 또한 전체적인 인간으로서 직접적이고 상호적으로 상대방을 만나야 하는 순간이다. 부부치료와 성치료에서는 자기와 타자를 뗄 수 없이 서로 얽혀 있는 존재로 간주한다. 특히 부부관계와 부부의 성적 기능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성적 역기능을 수정하는 부부치료는 부부간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성적 문제가 무의식적 요소에 뿌리를 둔 관계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것인 동시에 그 문제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정신분석 치료자들은 오랫동안 성기능과 성적 역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의 도움 없이 성적인 문제를 치료하고자 애써왔다. 그러나 이제는 성에 관한 조사 연구 결과물로부터 성기능과 성적 역기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게 되었다. 동시에 우리는 정신분석으로부터 분석가-환자 관계를 포함해서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문제에 관해 많은 것을 배워 알고 있다. 이 지식은 우리가 대상관계 이론과 접목시킴으로 해서 이전보다 더 널리 사용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지식은 개인의 내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발달적 노력을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 안에서 발생하는 상호작용의 차원과 연결시켜준다. 딕스(Dicks, 1967)와 진너(Zinner, 1976)는 지난 5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룩한 대상관계 이론을 부부관계에 적용했으며, 샤피로와 진너(Shapiro, 1979, Zinner and Shapiro, 1972), 스키너(Skynner, 1976), 박스와 그의 동료들(Box et al., 1981), 슬립(Slipp, 1984),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우리(Scharff and Scharff, 1987dl)가 가족 역동에 적용하였다. 데이빗 샤르프는 정신분석적 대상관계 이론을 가족치료에 적용하려고 노력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책 「성적 관계」(The Sexual Relationship, 1982)에서는 성과 일반적 발달 사이의 연결에 대해 서술하였다. 그는 그 책에서 개인의 성적 발달이 가족의 문제를 표현하는 동시에 가족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상관계 이론은 관계를 맺고자 하는 개인의 욕구에 토대를 두고 있는 이론이다. 생의 처음부터 유아는 엄마와 관계를 맺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으며, 아기는 엄마와의 애착관계라는 모체 안에서 성장한다. 가장 초기의 애착관계는 심리-신체적 동반관계(Winnicott, 1971), 즉 전적으로 신체적이며 전적으로 심리적인 관계 안에서 형성된다. 엄마는 아기를 안아주고 다루어주는 것을 통해서 그리고 아기의 타고난 리듬과 욕구를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을 통해서 아기 내부에서 어떤 것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배운다. 그리고 엄마가 그렇게 하는 동안 아기는 엄마와 갖는 경험을 심리 내부로 들이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전적으로 신체적인 동시에 전적으로 심리적인 강렬한 쾌감의 원형을 구성하며, 이것은 성인의 성관계에서 반복된다.
주요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유아가 돌보는 사람과 맺는 이 초기 관계 경험을 내재화하여 그의 내면세계를 구성하는 과정에 대해 연구했다. 가장 융통성 있는 견해에서, 이 이론은 환경적 요소와 타고난 요소를 균형 있게 강조한다. 다시 말해서, 돌보는 사람이 제공해주는 환경과 자신이 받아들인 것을 변형시킬 수 있는 유아의 능력을 동등하게 고려하고자 한다(Mitchell, 1988).
정신분석 초기에, 프로이트는 실제 박탈 경험이 개인의 어려움의 핵을 구성한다고 생각했다; 유아 성적 유혹, 자위, 자위에 대한 금지, 그리고 성교의 방해가 심리적 외상의 원인으로 간주되었다(Freud, 1895, 1905a, Breuer and Freud, 1895). 그러나 프로이트는 어린아이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변형시키고 왜곡한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자신의 이론의 초점을 내적인 무의식적 갈등의 영역으로 옮겼다. 그는 초기 유혹 이론을 포기하였다. 유혹 이론은 흥미롭게도 그가 등을 돌린 극소수 이론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그는 아동의 실제 경험이 중요하다는 점을 뒷받침해주는 임상적 설명에서, 아동이 세상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의 문제는 대체로 그가 어떻게 발달할 것이냐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 초기 이론 이후로 그의 이론은 예정된 형태를 따라 욕동과 구조의 프로그램이 전개되는 과정을 설명하는데 강조점을 두었다. 따라서 경험과 접촉하면서 수정되는 것들은 단지 이차적인 중요성을 갖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프로이트의 견해에 따르면, 개인은 이미 발달 프로그램이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미리 디자인된 대로 움직이며, 발달 과정에서 만나는 방해물에 적응하면서 미리 결정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미사일과 같은 존재이다. 우연이 환경과 조우하는 것은 미리 예정된 것이 펼쳐지는 것과 비교할 때 이차적인 것이다.
가족치료 이론은 프로이트가 이차적인 위치에 놓은 환경 요인에 초점을 둔다. 가족치료 이론은 외부 세계, 가족체계, 원 가족과 확대 가족 사이의 관계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험을 유발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개인의 능력을 이차적인 것으로 인식한다. 이 이론에서는 외적 사건을 확고한 현실로 보는 반면, 내적 심리적 사건은 덜 구체적이고 신비적인 특성을 갖고 있다고 본다. 행동주의적 치료는 그 중간에 위치해 있다. 행동주의 치료에서는 관찰할 수 있는 행동과 사건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가족치료에서처럼 개인의 내적 삶과 멀리 떨어져 있고, 정신분석에서처럼 가족체계에 대한 이해와 멀리 떨어져 있다.
대상관계 이론은 이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한다. 대상관계 이론은 동기, 발달, 관계에 대한 정신분석적 이론이다. 그것은 개인의 무의식 구조를 탐구하는 이론으로서 시작되었으며, 환자의 병리보다는 분석적 관계에 대한 연구에 기초를 둔 이론이기 때문에 쉽게 부부, 가족, 그리고 집단 역동에 적용할 수 있었다. 그것은 일차적인 관계 안에서 나타나는 행동과 그러한 행동의 무의식적 결정요인 및 결과를 탐구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대상관계 이론은 이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환자, 부부, 가족의 문제에 접근하고 작업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엄마가 말없는 이해로 아기를 받아들이듯이, 우리가 환자를 받아들이는 방식이다. 우리의 치료적 입장은 함께 옆에 있어주고, 들어주고, 반영해주고, 요약해주고, 피드백에 의해 수정된 공감에 기초해서 반응해주고, 전체 경험을 언어적 형태로 개념화해주는 과정을 포함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우리는 외적인 사건과 사람들이 개인, 부부, 가족에게 미치는 영향력과, 경험을 변형시킬 수 있는 개인의 능력 모두가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 이론은 폭넓고 깊이 있는 이론이다. 이것은 우리로 하여금 경험의 복잡성을 온전히 취급할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정신분석 또는 정신분석적 심리치료에서는 개인의 내적 세계에 치료의 초점을 둔다. 부부가 함께 치료받는 공동치료 상황에서, 우리는 외적인 상호 관계의 문제를 이해하며, 종종 사람들 사이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묻고 나서, 그러한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묻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작업방식을 사용하면서 하나의 포괄적인 이론 안에서부터 그때마다 다른 관점을 취하게 된다. 즉 우리는 “실제” 세계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에 관한 견해와 우리 안의 “주관적” 세계로부터 얻은 자료 사이를 왔다갔다한다. 우리는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상관계 이론


이제 페어베언(Fairbairn, 1952, 1954, 1963)의 대상관계 이론으로 돌아가 보자. 그는 특별히 친밀감에 대해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친밀감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는 유아가 처음부터 엄마 또는 돌보는 사람과 관계 맺고 싶은 욕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아는 상호 관계가 불만족스러울 때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 측면을 경험으로부터 분열시키고 억압한다. 이런 고통스러운 경험은 두 가지 측면으로서 무의식 안에 저장된다: 흥분시키는(리비도적) 엄마와의 관계와 거절하거나 좌절을 주는(반리비도적) 엄마와의 관계 측면. 흥분시키는 관계에서 유아는 엄마를 유혹적이거나 불안스럽게 질식시키는 존재라고 느낀다. 이때 유아는 만족을 갈망하지만 결코 만족을 얻지 못한다. 거절하는 관계에서 유아는 엄마를 거절하고, 화가 나 있고, 자신의 욕구를 좌절시키는 존재라고 느낀다. 이때 유아는 화가 나고 슬픔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엄마와 아이 사이에 만족스런 관계 영역이 있다. 페어베언은 이 영역 안에 “중심적 자아”와 “이상적 대상”을 두었다. 이 영역 안에서는 합리적인 감정이 특징으로 나타난다. 페어베언은 거절하는 대상 체계는 흥분시키는 대상 체계에 다시 한번 “적대적인 억압”을 행사한다고 보았다. 임상적으로, 실패한 부부관계에서는 서로에 대한 고통스러운 갈망을 인식하기보다는 서로 끝없이 싸우는 모습을 보인다. 그림1-1은 심리내적 구조에 대한 페어베언의 이론적 윤곽을 보여준다.
다른 영국 대상관계 이론가들의 이론들도 가족치료에 적용될 수 있다. 우리는 멜라니 클라인의 연구로부터 투사적 동일시 개념을 배웠다(Klein, 1946, Segal, 1964, Ogden, 1982). 이 개념은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제대로 다루려면 별도의 설명이 필요하다(3장 참조). 간단히 말해서, 투사적 동일시란 개인이 받아들일 수 없는 자신의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투사하는데, 그때 상대방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받아들이는 내사적 동일시 과정을 통해서 그 투사된 부분이 자신의 일부분인 것처럼 느끼며,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그렇게 행동하거나, 좀더 성숙한 개인의 경우 그것을 수정하는 과정을 말한다. 정상적인 관계에서, 투사적 동일시는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이해해주는 공감 능력의 기초가 된다. 그러나 불안한 관계에서 투사적 동일시는 다른 사람을 견디기 어렵고 불편한 방식으로 소유하고 통제하는데 사용된다. 그림 1-2는 이러한 서로 상호적 정신 과정을 보여준다.
투사적 동일시는 또한 친밀감의 기초가 된다. 부부는 투사적 동일시를 통해서 그들의 내적 대상이 서로 잘 맞는지 시험한다. 이 과정은 짧은 만남에서 일어나기도 하지만, 여러 번 반복해서 시험해보려면 보통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와 유아간의 친밀감은 엄마가 아기를 먹여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목욕을 시켜주는 것을 통해서, 즉 일반적으로 아기를 안아주고 몸을 다루어주는 것을 통해 발달한다. 부부가 가정생활에서 자녀를 양육하고, 차를 태워주고, 자녀에게 교육의 기회와 사회적인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부부에게 비성적인 친밀감의 영역이 된다. 부부가 성적 친밀감을 나누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다. 자녀가 없는 부부에게는 먹을 음식과 편안한 잠자리를 준비하는 것, 자원을 공유하는 것 그리고 일과 사교생활 및 개인 시간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 등이 비성적인 친밀감의 영역이 될 수 있다. 자녀가 있건 없건 간에, 부부가 오랜 기간 친밀감을 유지하려면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을 서로 의논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부부치료 과정에서 사소한 일상생활에 대해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부 사이의 상호작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분열되고, 억압된, 또는 개인의 무의식적인 투사적 동일시에 의해 다루어진 내용들이 겉으로 드러나게 된다. 이러한 검토를 통해서 가족치료와 부부치료는 친밀성의 영역에 접근하게 된다.
개인치료에서, 우리는 환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를 기대한다. 게다가, 정신분석이라는 정서적 교류는 전이 안에서 행하는 일종의 성교로 경험될 수 있다. 이 전이라고 하는 은유는 성적인 어려움을 탐구하는데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이제 우리는 분석 또는 심리치료 과정에서 일어나는 전이가 성적 주제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서 또는 정반대로 그것을 숨기는 방식에 대해서 좀더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환자는 친밀한 언어 표현을 사용하여 신체적인 성에 담겨 있는 무의식적인 요소를 더욱 억압할 수도 있다. 어떤 환자의 경우에는 심리치료가 갖는 비밀보장이라는 요소가 치료관계가 확립되기 이전까지는 억압된 성적 요소에 접근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 억압된 것은 다시 출현을 시도하게 된다. 치료관계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가까운 관계에서 개인은 전인으로서 이해 받고 사랑 받기를 원하기 때문에, 부인되고 억압된 인격의 요소들은 이해 받을 때까지 자체를 표현하고자 노력한다(Fairbairn,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