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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생명문화와 대상관계이론
이      름 :
  이재훈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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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문화와 대상관계이론

들어가면서

이 글은 현대 목회상담이 수용한 대상관계이론이 생명문화 운동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과제를 지닌다. 이를 위해 서론에서 현대 목회상담과 생명문화 운동의 관계를 개략적으로 다루고 나서, 본론에서 1) 현대 목회상담과 대상관계이론의 관계에 대해서, 2) 대상관계이론의 생명문화적 공헌에 대해서 서술하겠으며, 맺는 말로서 한국의 생명문화 운동을 위한 한국 목회상담의 공헌 가능성에 대해 가늠해 보고자 한다.

서론 : 현대 목회상담과 생명문화운동

한국 목회상담 분야가 90년대 이후로 새로운 차원을 열어 가는 현상은 매우 고무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근거는, 목회상담이 본질적으로 인간성을 회복하고 인간의 가치를 세워 가는 것을 통해서 생명력이 넘치는 생명문화의 창조를 그 기능으로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는, 한 사람의 정신과 영혼 안에 있는 상처들을 치유 받고 그리하여 그리스도에게서 나타난 참다운 인간성을 회복함으로써 구원받은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목회상담의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목회상담은 개인들이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며 함께 숨쉬는 문화 영역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지닌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즉 현대 목회상담은 우리의 문화를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생명이 넘치는 삶의 공간으로 창조해 가는 기능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 이분법적으로 개인 구원과 사회 구원을 나누었던 편협한 관점을 극복하고 이 두 가지가 사실상 분리될 수 없이 한데 엮어진 하나의 실재라는 인식을 가지고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의 정치, 경제, 교육, 예술, 종교 등의 모든 문화의 영역에 나타나는 문제들 모두는 사실상 한 사람의 정신세계 안에서 나타나는 모든 문제들과 상호 연결되어 있으면서 서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컨대, Larry Kent Graham은 그의 책 Care of Persons, Care of Worlds에서 이 점을 분명히 부각시키고 있다. 그의 생각에 의하면, 우리는 현대 심층심리학의 발견들을 통해서 한 사람의 성격을 진정으로 변형시킬 수 있게 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이 세계를 새롭게 변형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정신체계(psychosystem)의 지도는 성격(person)을 중심축으로하여 가정, 사회, 문화, 자연, 하나님으로 이어지는 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양한 여러 삶의 차원의 문제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성격의 문제가 핵심적인 중요성을 지닌다는 그의 견해는 대부분의 목회상담 학자들에게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생각은 문화란 결국 본능의 승화일 뿐이며 인간의 본성과 문명은 본질적으로 이질적일 수 없다고 생각했던 프로이드의 견해와는 아주 다른 것이다. 즉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이 인간과 문화를 욕동의 관점에서 보았다면 새로운 정신분석학의 관점은 인간과 문화를 관계라고 하는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을 통해서만 우리는 인간과 문화를 바르게 볼 수 있고 인간다운 삶이 꽃을 피우는 생명문화를 창조해 낼 수 있다.

1. 현대 목회상담과 대상관계이론
서구의 목회상담학은 1980년대 이후로 이론적인 영역에서 커다란 변혁을 거쳐왔다. 60년대 이후로 주도적인 영향을 끼쳐 오던 칼 로저스의 이론이 퇴조하면서 정신분석학의 한 흐름이었던 대상관계이론이 목회상담학을 위한 새로운 도구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새로운 경향은
목회상담 이론의 파라다임 전환
(The Shift of Paradigm in Theories of Pastoral Counseling)

들어가는 말

본 논문은 세계 목회상담 및 한국 목회상담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커다란 변화의 배경, 개략적인 역사, 그리고 그 특징들에 대해서 논의함으로써 새로운 차원을 열어 가는 한국 목회상담의 전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현대 기독교신학 및 목회실천의 한 영역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목회상담은 그 출발부터 기독교신학과 심리학의 상호 만남과 대화를 토대로 하여 시작되었다. 즉 신학과 심리학의 제휴 학문(interdisciplinary study)으로서 시작한 것이다. 심리학 영역 안에서도 특히 상담 심리학과 심층 심리학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 안에서 발전해 왔다. 물론 신학적인 입장에 따라 선호도와 수용 범위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해서 목회상담학은 그 초기로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 칼 로저스의 비지시적 상담이론을 중심으로 칼 융의 무의식 이론, 빅톨 프랭클의 의미요법, 신 프로이드 학파의 자아 심리학 이론 등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구성된 파라다임을 유지해 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초부터 이러한 이론의 파라다임 전환이 일어나기 시작했으며 199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 전환이 한국 목회상담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보여진다. 새로운 파라다임에서 가장 두드러진 요소는 그 동안 목회상담 이론의 중심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칼 로저스의 상담이론이 퇴조하고 정신분석학적 대상관계이론이 새롭게 대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1. 목회상담 이론의 파라다임 전환의 배경

목회상담 이론의 파라다임 전환이 일어나게 된 배후에는 매우 복잡한 요인들이 있으며, 여기에서 이 문제를 체계적으로 논의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중요한 요인을 지적하는 것은 유용할 것이다.
첫째, 마이쓰너(W. Meissner)가 그의 책, 정신분석학과 종교경험(Psychoanalysis & Religious Experience)에서 지적했듯이, 기독교신학과 정신분석학이 오랜 오해와 불신을 극복하고 새로운 차원에서 새롭게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정신분석학과 신학 각각의 영역에서 나름대로의 발전과정을 통해 자체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음으로서 이루어졌다고 본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정신분석학과 신학 사이를 가로막는 여섯 가지 장벽이 있었으나 이 장벽들이 이제는 극복되거나 또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 상호 존중해야 할 차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i) 의식과 무의식의 강조문제
유대-기독교 전통에서는 인간정신의 의식면에 주된 강조점을 두고 있다. 기독교의 신학적 인간학에 내재된 심리학은 자아와 초자아의 기능에 역점을 두는 심리학으로서 프로이트가 본능에 뿌리를 둔 무의식의 역할을 강조하고 나왔을 때 크게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무의식이라는 것은 성적 본능으로 가득 찬 것에 지나지 않으며, 프로이트는 무제한의 성적 욕구의 충족을 부추긴다는 오해와 편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초기 프로이트의 생각에 대한 왜곡의 결과이며, 후기 프로이트의 생각이 보다 자아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아 심리학 쪽으로 나아갔으며, 그 결과 프로이트 이후의 정신분석학이 자아 심리학(Ego Psychology)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사실에 의해서 수정될 수 있다. 인간의 정신활동이 의식이냐, 무의식이냐의 양자택일의 단면으로 축소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의식과 무의식 들 여러 차원의 보다 밀접하고 복잡한 상호관계 속에 일어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이 문제는 극복될 수가 있개 되었다. 리꾀르의 현상학적 해석학이 보여 주는 것도 의미에는 여러차원이 있으며 그 차원들 중에는 본문의 언어가 지시하는 문자적, 의식적 의미 배후에 드러나지 않은 무의식적 의미의 차원들이 있어서 이 의식과 무의식의 차원들 사이에 끊임없는 교류가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의식이나 무의식의 어느 한 면을 강조하면서, 다른 한 면의 존재와 기능을 부인할 수 없게 되었고 기독교 신학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ii) 인간존재의 자유론 대 결정론 문제
인간이해에 있어서 정신분석학과 신학의 두 번째 기본적인 차이점은 자유론과 결정론의 문제이다. 신학은 인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지닌 존재라고 믿는 데 반해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행동은 과거의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결정론에 기초해 있다고 믿어 왔다. 프로이트 자신이 과연 이처럼 경직된 기계론적 결정론자였는가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오늘날 정신분석 학자들 중에 인간의 정신 활동을 과거의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것은 어떤 정신적 경험의 배후에 있는 의미의 관련들을 뜻하는, 보다 넓고 탄력적인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자유의지와 결정론은 더 이상 상반되는 두 개의 개념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며 공존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정한 자유의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변덕에 의한 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가치와 조화를 이루는 자아 개념과 일관성을 지닌 행위이며 과거와의 관련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자율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 선택의 능력으로서의 자아는 다른 무엇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는 자체의 영역을 지닌다. 그러나 그 자아는 동시에 여러 동기에 의해서 결정되는 상황 속에 존재하며 그 상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인간존재의 본질을 자유와 결정론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iii) 인간행동의 목적론 대 인과론의 문제
신학적 인간이해는 인간을 목적들과 목표들을 추구하는 존재로 보고 과거에 기원을 둔 어떤 충동에 의해 움직여지는 존재라는 견해를 거부한다. 이러한 신학적 견해는 정신분석학 내에서 프로이트가 생각했던 인간행동에 대한 인과론적 견해로부터 벗어나서 점차로 비인과론적인 의미추구의 영역을 받아들이고 목적론적인 인간이해 쪽으로 이동해감으로써, 더 이상 신학과 정신분석학 사이의 걸림돌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긴장은 인간의 행동을 기계론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과학주의에 기초한 행동주의 심리학과, 의미추구의 존재로 이해하고자 하는 정신분석학 사이에서 더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iv) 인간경험의 발전적 관점 대 환원적 관점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행동을 몇몇 본능적 요소의 결과로 환원시켜 설명해 왔는데, 이런 경향은 신학과의 관계에서 긴장을 야기한 주된 원인 둥의 하나다. 특히 이런 경향은 정신분석학의 초기 단계에서 크게 유행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시기는 이미 지나갔고 이제는 환원적인 설명으로는 하나의 행동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인식이 분석가들 사이에서 보다 분명해졌다. 다른 한편으로 신학은 전통적으로 인간 정신 활동에 있어서 최상의 이상적 활동 기능에 치중해서 ‘저 높은 곳’에서 오는 가치가 ‘아래에서’오는 무의식적 충동에 의해서 영향받는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없었다. 이제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기본적인 본능적 충동 외에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상부기능을 보다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고, 신학은 인산의 영성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인산의 정서적, 본능적 삶의 면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보다 잘 용납할 수 있게 되었다.

v) 행동 동기로서의 도덕성 대 본능의 문제
신학의 관점에서는 인간의 행동을 우선적으로 도덕적 행동으로 이해한다. 즉, 모든 행동의 도덕화를 요구하는 초자아의 역할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종교인의 경우 본능적․공격적 충동을 느낄 때 그것을 관용하거나 인식하기 이전에 먼저 도덕적인 정죄가 앞서기 쉽다. 이에 반해서 정신분석학은 일견 본능에 강조점을 두고 도덕적 요소를 중요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은 정신분석학의 치료과정은 환자로 하여금 자신의 충동들을 점차로 의식 안에 받아들이고 그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게 하는데 있다. 초자아의 기능에 과도하게 의존하기보다는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상황의 테두리 안에서 자아의 책임적인 기능에 의존하고자 한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정신의 결정론에서 출발한 정신분석학은 인간의 자유와 책임의 공고화와 확장을 그 치료 목표로 가지게 되었다.

vi) 인간경험의 초자연성 대 자연성의 문제
이 문제는 정신분석학과 신학의 인간이해 사이에 가장 중요하고 가장 해소될 수 없는 차이점으로 남는 문제다. 신학의 인간이해는 인간을 본질적으로 초자연적인 존재로 본다. 인간은 창조주에 의해서 특별한 존재로 지음 받았으며, 창조주와의 관계 안에 있는 존재라고 보는 신학의 견해는 인간경험을 자연현상의 하나로 보려는 정신분석학의 견해와 일치되거나 화해될 수 없다. 이 점은 이 두 영역 사이의 차이점으로 인정되고 존중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곧 적이라는 극단적 사고는 금물이다. 오히려 이 다른 점과 차이를 인정하고 그 한계를 받아들일 때 생산적인 대화와 창조적 관계의 형성이 가능해진다. 폴 리꾀르가 지적하듯이 정신분석학은 본질적으로 ‘우상의 타파’에 있으며, 이 우상의 타파는 참된 신앙이거나 또는 신앙 없음의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 주되 그 결단은 정신분석학의 영역이 아니다. 그것은 신학의 영역이다.
이상의 여섯 가지 테제는 새롭게 정립되는 기독교 신학과 정신분석학의 관계를 잘 요약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정신분석학 자체 안에서 일어난 파라다임의 전환을 들 수 있다. 프로이드가 처음에 발견한 인간의 무의식은 욕동(성적 욕망)에 의해 결정되는 심리체계였다. 그러나 후기에 그는 점차로 자아(Ego)의 역할에 강조점을 두기 시작했고 이러한 그의 생각은 그의 제자들에 의해서 자아 심리학(Ego Psychology)으로 발전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아심리학은 1980년대를 기점으로 대상관계이론 및 자기심리학(Object Relations Theories and Self Psychology)에 의해 대체되기 시작했다. 물론 대상관계이론과 자기심리학이 1980년에 크게 대두되기 시작했지만 그 이론은 이미 1930년대부터 나름대로 발전되어 온 역사를 가지고 있었다. 다만 소위 프로이드 정통이론에 가리워져서 그동안 영국학파라는 명칭으로 불리어져 왔다. 영국에서는 이 대상관계이론이 정신분석학의 하나의 작은 흐름이 아니라 그 주류를 이루어온 것은 사실이며, 이런 점에서 대상관계이론이야말로 정신분석학 전통의 본래 주류라는 그들의 견해 또한 어느정도 타당성을 갖는다. 그것은 비엔나에서 출발한 정신분석학을 이어받은 도시는 런던이며 프로이드 자신도 런던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활동했고 따라서 영국학파야말로 정신분석학의 주류라는 것이다. 사실상 지금은 이러한 논의 자체도 이미 무의미한 것이 되고 있다. 그것은 대상관계이론이 현재의 정신분석학의 주된 흐름으로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론적인 파라다임의 전환은 서구문화안에서 주된 관심이 되는 정신병리에 대한 이해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과거에 관심대상이었던 신경증적인 문제들 보다는 더 깊은 병리에 속하는 자기애적 장애나 경계형 장애와 같은 문제들이 서구문화안에서 두드러진 관심이 된 것이다. 이러한 관심의 변화가 한편으로는 새로운 이론에 의해 촉발된 것일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문화내적인 변화가 이론의 급전환을 가능케 했다고도 볼 수 있다.

셋째, 이러한 파라다임의 전환은 서구의 목회상담 자체의 발전과정에 따른 필수적인 결과라는 점이다. 칼 로저스의 현상학적 이론과 같은 비교적 단순한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시작한 서구의 목회상담학은 점점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했고 따라서 좀 더 깊이 있는 치료 이론들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 목회상담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 중에는 지나치게 전문적인 치료 영역에로 함입되는 데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뒤로 물러선 이도 있지만, 대부분의 목회상담가들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과거의 한계를 넘어 치료 전문가의 수준에 도달했다. 목회상담을 위한 이론은 카운슬링(Counseling) 이론이 아닌 심리치료(Psychotherapy) 이론이 주된 이론으로 사용되었고 목회상담가는 목회 심리치료가로 그 명칭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설령 명칭이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이미 목회상담가들의 자의식 안에는 이미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겠다. 1993년에 미국 목회상담학회에서 발간된 The Future of Pastoral Counseling 은 현재 미국 목회상담학계의 중심적인 관심이 미국사회 내에서 정신치료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법적 지위를 인정받고자 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목회상담은 이미 전문 영역으로서 충분한 지식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다른 치료 영역에 비해 손색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목회상담학은 보다 교회와 목회상황에 강조를 두는 흐름과 세속 사회 안으로 직접 뛰어드는 흐름의 두 가지 중에 어디에 속해 있던지 관계없이 아마츄어 수준을 넘어서서 치료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2. 초기 대상관계 이론의 발전과정
대부분의 학자들은 대상관계 이론의 시발점을 멜라니 클라인(Melanie Klein)에게서 찾는 데 동의하고 있다. 지금은 대상관계 이론의 고전이 된 대상관계 정신분석이론 Object Relational Theories in Psychoanalysis를 공동 저술한 그린버그(Greenberg)와 밋첼(Mitchell)은 이 이론의 뿌리는 프로이드의 후기 이론에서, 징검다리는 미국의 설리반 (H. S. Sullivan), 에릭슨(E. Erikson), 하트만(J. Hartmann) 등에서, 그리고 본격적인 대상관계 이론의 출발은 클라인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클라인 자신은 프로이드의 이론에 충실했으며 자신의 연구는 프로이드의 연구결과를 좀 더 발전시킨 것이라고 믿었다. 정신분석 이론을 어린이 놀이치료에 적용하는 것(1920년대)을 통해서 프로이드가 믿었던 것 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이미 초자아의 초기 형태가 존재하는 것을 발견했고 이 발견을 통해서 프로이드 심리학이 기초해 있는 오이디푸스 시기 보다 훨씬 앞선 전오이디푸스기의 심리적 발달과정의 중요성이 드러났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서 어린아이들이 갖는 무의식적 환상과정의 의미를 알게 되었으며 프로이드가 말하는 욕동이라는 것도 사랑하기도 하고 증오하기도 하는 대상관계들로 구성되어 있는 정신 실재로 이해하게 되었다. 이러한 발견은 그녀로 하여금 유아의 심리발달에 대한 초심리학적 이론의 확립을 가능케 했으며, 이로써 정신병과 우울증의 발생학적인 근원에 대한 이해에 커다란 빛을 주었다.
이와 같은 클라인의 새로운 발견은 프로이드 정신분석학의 토대를 흔들어 놓는 것이었으므로 정신분석학의 골격을 유지하고자 하는 사람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수십 년에 걸친 클라인의 이론에 대한 치열한 논쟁(1935-1944)이 진행되었고 영국 정신분석 학계는 클라인을 따라는 클라인학파와 프로이드의 친딸인 안나 프로이드(Anna Freud)가 이끄는 정신분석학 정통 학파의 두 진영으로 나뉘어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클라인은 자신의 이론이 오히려 프로이드의 이론에 충실한 것임을 주장했으며 그의 이론을 공격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적은 없었는데 이런 이유로 클라인을 대상관계 이론가 라기 보다는 신프로이드 학파로 간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로날드 페어베언(Ronald Fairbairn)은 처음부터 프로이드의 이론을 공격하고 독자적인 대상관계이론을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에 초기의 대상관계이론을 곧 페어베언의 이론을 지칭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는 본래 신학을 공부한 바 있는 학자로서 프로이드의 심리이론이 가지고 있는 인간이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의 논문 A Revised Psychopathology of the Psychoses and Psychoneuroses (1941)에서 인간은 쾌락을 추구하는 존재이기보다는 대상을 추구하는 존재라고 주장하면서 대상관계에 기초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하였다. 그의 연구는 초기 구강기에 해당하는 첫 육개월 사이에 발생하는 근원적인 심리적 상처의 의미를 밝힘으로써 정신병리의 이해에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멜라니 클라인의 영향을 크게 받은 바 있는 도날드 위니캇(Donald Winnicott)은 소아과 의사로서의 풍부한 임상경험을 토대로 하여 엄마와 아기 사이의 관계의 경험이 성격과 정신건강에 끼치는 영향이 어떤 것인지를 밝혀 주었다. 클라인이 환상적인 내적대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면 위니캇은 실제적인 외적대상의 중요성과 이를 토대로 하여 발생하는 안도 바깥도 아닌 중간대상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본래 회중교회 목사였다가 나중에 심리학자가 된 해리 건트립(Harry Guntrip)은 클라인, 페어베언, 그리고 위니캇, 세 사람의 이론을 정리함으로써 대상관계 이론에 일종의 일관성을 부여했으며, 존 볼비(John Bowlby)는 대상관계적 관점에서 사람과 동물들의 애착, 이별, 상실 등의 경험이 정신건강에 끼치는 영향의 의미를 밝혀 주었다. 이 외에도 산돌 페렌치(Sandor Ferenczi)의 영향을 받은 마이클 발린트(Michael Balint)는 치료에 있어서 퇴행의 중요성과 의미를 보여 주었고 매우 창조적인 분석가였던 마리온 밀너(Marion Milner)는 위니캇의 치료이론 형성에 심오한 영향을 주었다. 여기에다 클라인의 영향을 크게 받은 바 있으며 대상관계 이론을 토대로 한 집단치료 이론을 형성한 비온(Bion)을 더한다면 영국에서 대상관계이론의 형성 과정에 참여했던 주요 이론가들을 거의 열거한 셈이다.
미국의 초기 대상관계 이론가들로서는 정신분석학적 발달이론을 엄마와 아기 사이의 상호경험에 대한 직접관찰법을 통해 그 타당성을 광범위하게 인정받는 데 크게 공헌한 마가렛 말러(Margaret Mahler)와 영국의 대상관계 이론을 나름대로 심화발전시킨 이디스 제이콥슨(Edith Jacobson), 그리고 이 두사람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서 이 대상관계 이론을 고전적인 정신분석이론과 재통합을 시도한 오토 컨버그(Otto Kernberg)와 일찍부터 이러한 흐름들과는 독립적으로 독자적인 심리이론의 체계를 확립해 온 하인쯔 코헛(Heinz Kohut) 등이 해당될 것이다.
이상에 약술한 계보는 어디까지나 초기 이론가들에 국한되며 현재에 활동하는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그 범위가 너무 넓어서 이 글에서 다룰 수 있는 한계 바깥에 있다. 다만 현재 대상관계 이론들 안에 존재하는 주된 계보를 분류한다면, 클라인 학파, 페어베언 학파, 위니캇 학파, 코헛 학파, 그리고 대상관계이론 외에도 다양한 학파들의 이론들을 나름대로 통합시킨 통합학파, 이렇게 다섯 개의 대 계보로 나눌 수 있다.,

3. 대상관계 이론의 주요 특징들
(1) 대상관계 이론이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서 한마디로 정의를 내리듯이 대답할 수는 없다. 그것은 대상관계 이론이 한 사람에 의한 단일한 이론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 의한 여러 이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이론들 사이에는 쉽게 해소될 수 없는 견해의 차이와 모순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과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대상관계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모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이론들이 그 기본구조의 성격에 있어서 대상관계적 모델에 속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그린버그와 미첼의 이 대상관계 이론의 기본적 모델을 프로이트의 기본 모델인 욕동/구조(drive/structure) 모델과는 다른 관계/구조(relation/structure) 모델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즉, 중심적인 차이는 인간을 이해함에 있어서 하나의 자기체제 속에 갇혀진 존재로 보지 않고 근원적으로 대상과의 관계 속에 있는 존재로 이해한다는 것이다.
이 대상이라는 용어 또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이것은 포괄성과 모호성을 지닌 용어로서, 그 의미는 현실의 구체적인 대상으로부터 환상 속의 심적 대상, 심지어 종교대상에 이르기까지 확대될 수 있는 신축성을 지닌 용어이다. 따라서 인간이 근원적으로 대상과의 관계 속에 있는 존재라고 할 때 어떤 사람은 구체적인 대상으로서 어머니를 생각할 것이고, 다른 사람은 심리 내적인 환상적 대상을 생각할 것이며, 또 다른 사람은 신앙의 대상으로서 신을 생각할 것이다. 이 대상은 마틴 부버가 말하는 “나와 너”(I-Thou) 관계에서의 ‘너’이기도 하고, 우리말의 ‘당신’ 또는 ‘님’이기도 하며, 편집증 환자의 내면세계 속에서 그를 괴롭히는 무섭고 나쁜 ‘놈’ 또는 ‘년’이기도 한 것이다. 이처럼 관계적 모델 안에서 이러한 대상의 다양성이 상호관계를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아니라 오히려 그 대상관계의 여러 측면을 보완하고 풍부하게 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실적인 구체적 대상과 심리 내적인 대상, 그리고 신앙적인 대상 사이에 어떤 상호관계가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상관계 이론은 호환성이 매우 강한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이론은 인간을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피조물이요, 하나님과 마주 선 존재로, 그리고 동료 인간과의 관계 속에 있는 존재로 이해하는, 그리스도교적 인간관과도 온전한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이론이라고 여겨진다.

2) 정신의 심층부에 관한 관심
대부분의 대상관계 이론가들의 중심적인 관심은 개인 정신의 더욱 깊은 영역에 집중되어 있다. 정신병이나 분열증 또는 우울증을 일으키는 인격의 심층 부분에서 이루어지는 심리적 상처에 대한 연구가 많이 다루어진 게 사실이다. 이 영역을 클라인은 ‘심리적 자리’(psychological position)란 이름으로, 위니캇은 ‘핵심자기’(core self)란 이름으로, 코헛은 ‘핵자기’(nuclear self)란 이름으로 다양하게 부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정신의 심층 부분이 이루어지는 심리적 형성기(formative period)에 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으며 이 시기인 생후 3년 이내의 대상관계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었다. 그 중에서도 페어베언, 클라인, 위니캇, 말러, 볼비, 코헛 등은 생후 24개월 사이에 발생하는 심리적 발달과정과 그 상처에 대해서 중요한 연구 결과들을 제공해 주고 있다. 즉 이 시기에 형성되는 정신의 핵심영역이 건강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고 깊은 상처가 그 안에 이루어질 때에는 그의 정신과 인격, 그리고 성격에 커다란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경향은 심리학적 연구의 관심을, 자연히 아기를 위한 첫 대상인 부모, 그 중에서도 특히 어머니가 아기와 가지는 관계의 경험에 초점을 모으게 했다.

3) 어머니와의 관계의 심리학
프로이트 심리학이 그 중심에 있어서 아버지와의 관계의 심리학(오이디푸스 복합적 심리학)이었다면, 대상관계 이론은 기본적으로 어머니와의 관계의 심리학이라고 볼 수 있다. 클라인은 아기의 첫 대상관계를 현실과 환상 모두에서 어머니의 젖가슴과의 관계에서 시작하여 차츰 아버지와의 관계를 포함하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으며, 위니캇은 안아 주는 어머니(holding mother)의 품의 경험에서 출발하여 이해해 주고 반응해 주며 견디어 주는 어머니의 인격의 질적 요소에 대한 경험을 거쳐서 아버지와의 새로운 차원의 관계 경험으로 나아간다고 한다. 볼비는 사람과 동물 모두 아기가 엄마에게 보이는 애착행동과 이때에 발생하는 이별, 상실 등이 심리 형성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했으며, 말러는 엄마와 아기 사이의 특성이라는 관점에서 기술해 주고 있다. 이처럼 이 이론이 어머니의 문제에 집중한다고 헤서 곧 아버지 없는 어머니 심리학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위니캇이 지적하듯이 아버지는 처음부터 보이지 않는 형태로 아기와 어머니의 관계 속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경우에 아기는 실제로 생후 첫해를 거의 압도적으로 어머니와의 관계 속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만큼 어머니의 존재가 강조되지 않을 수 없다.

4) 치료의 요소로서의 관계의 질에 대한 강조
고전적 정신분석학에서는 치료를 가져오는 요소로서 해석을 통해 도달하는 통찰을 강조하는 반면, 대상관계 이론에서 가장 중심적인 치료적 요소로 인정되는 것은 환자가 치료자와 함께 경험하는 관계의 질적 요소이다. 실제의 치료자가 좋고, 따스하며, 강하고, 이해심이 있으며, 싱싱한 감정을 지니고 있을 때 그런 건강한 인격의 요소들이 내면화되어 환자의 상처 입은 내면세계를 치유하고 회복시키며 새롭고 건강하게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대상관계 이론의 아주 초기의 학자인 클라인은 치료를 가져오는 요소는 무의식적 환상 세계를 해석해 줌으로써 이룩되는 통찰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페어베언과 위니캇에 이르러서는 이미 치료자가 지닌 인격의 좋음의 요소가 치료의 결정적인 요소라는 인식이 확립되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페어베언은 치료자라는 대상의 좋은 요소의 경험만이 환자의 내면세계에 자리잡고 있는, 억압된 나쁜 대상을 몰아내고 그 안에 좋은 대상을 형성시킬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하였고, 위니캇은 그 좋은 요소의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처음 한해 동안에 아기가 엄마와 함께 하는 관계의 경험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는바, 그것들은 포근하고 안정되게 안아 주는 수용성, 공감적 이해를 통해 아기의 욕구에 부응해 줌으로써 아기의 전능환상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것, 아기의 첫 놀이에 대해 살아 있는 감정을 가지고 반영해 주는 엄마의 거울 역할, 그리고 아기의 공격성에 대해 보복하지 않고 살아남는 인내심 등의 네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코헛도 비슷한 맥락에서 공감적 이해(empathic understanding)를 통해서 치료자의 건강한 인격구조가 환자를 위한 자기대상(self object)으로 제공될 때에 치료과정으로서의 변화를 가져오는 내면화(transmuting internalization)가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마이쓰너도 그의 책 Internalization of the Psychoanalysis에서 치료의 구체적인 과정은 바로 치료자의 인격의 요소들이 환자의 내면세계에 내재화되는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대상관계 이론가들이 분석이나 통찰보다도 관계적 요소를 더 중시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분석과 통찰을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 포기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대상관계 이론가들은 개인의 차이는 있으나 분석과 통찰을 계속해서 중요한 치료적 요소로 인정하고 있다. 현재 활동중인 대상관계 이론가들 중에 가장 중요한 학자로 인정받는 볼라스(C. Bollas)에 따르면, 정신치료는 낡은 인격을 해체하는 작업과 새로운 인격을 창조하는 과정 모두를 포함하며, 이를 위해 치료자는 분석과 대상으로서의 자신 모두를 제공해야 하고, 이 두 가지 역할 사이의 전환이 바로 치료기술에 속하는 문제라고 한다.

4. 목회상담 이론으로서의 대상관계 이론
위에서 논의된 대상관계 이론의 특징들은 이 이론이 목회상담과 조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가능성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대상관계 이론은 대상과의 관계를 진지하게 취급함으로써 목회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궁극적인 대상, 즉 하나님과의 관계성의 문제를 중심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준다. 대상관계적 통찰의 빛에서 본다면, 아이가 부모와 갖는 대상관계와 성인이 다른 성인과 갖는 대상관계, 그리고 아이와 성인 모두가 하나님과 갖는 대상관계 사이에는 질적 연속성이 있으며 대상관계의 변화는 이 모든 관계의 변화를 포함하고 있음을 뜻한다.

둘째, 목회상담이 전통적으로 인간의 영혼, 또는 인격의 본질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정신의 심층부에 대한 주도적인 관심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대상관계 이론의 관심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대상관계 이론이 인간 정신의 핵심적 요소인 자기(self)의 형성과 발달과정, 그리고 상처와 치유에 관심하기 때문이다. 전통적 정신분석학이 주 관심대상이 신경증의 문제였음에 반해서, 대상관계 이론의 경우, 신경증 부류의 문제뿐만 아니라, 보다 깊은 정신병리인 우울증이나 성격장애, 그리고 정신병적인(psychotic) 문제까지도 주요한 관심 영역이 되고 있는 것이다. 악령축출의 기능을 담당했던 과거의 목회적 기능은 이 시대의 현대적 악령축출인 정신병의 치유에 의해 계승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프로이트는 그리스도교를 아버지의 종교로 파악했지만, 그는 어머니로서의 교회의 역할과 양육하고 돌보는 모성적 기능으로서의 목회의 본질은 알지 못했다. 종교개혁자 칼빈이 교회를 어머니로 묘사할 때 그는 교회 안에 부성적인 요소와 모성적 요소 모두가 필요함을 간파하였던 것 같다. 특히 목회상담은 위로하고 돌보며 치유하고 회복하는 모성적 기능이 강조되는 영역이다. 이 점에서 목회상담은 대상관계 이론과 분명한 하나의 접촉점을 갖는다. 대상관계 이론은 그 치료적 통찰을 근원적으로 엄마와 아기의 상호관계에서 가져오기 때문이다. 즉, 치료가는 좋은 엄마의 역할(good enough mother)을 담당함으로써 근원적인 재 탄생을 돕고자 한다는 것이다.

넷째, 대상관계 이론에서 치료적 요소로서의 관계의 질적 경험을 부각시키는 것은 목회상담이야말로 친밀하고 전인적이며 인격적인 관계의 경험을 제공함에 있어서 다른 어떤 부류의 상담보다도 우월한 여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관계의 경험을 통한 치유와 성장은 치유와 성장과정이 중요함을 의미하여 이 과정은 또한 시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상당 시간 동안의 지속적인 관계의 경험이 치료의 필수 요소라고 할 때, 목회상담자는 이미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셈이다. 일반적으로 한 목회지에서 목회 하는 기간을 약 3년 또는 그 이상이라고 할 때 이 기간은 깊은 정신적, 인격적 상처를 치료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하겠다. 신뢰와 이해와 사랑을 바탕으로 한 목회자와 교인 사이의 안전하고 튼튼한 관계의 지속적인 경험이 가장 중요한 치료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5. 한국 목회상담과 대상관계 이론
서구 목회상담의 변화, 특히 미국의 목회상담의 변화는 약간의 시간적인 거리는 있으나 한국 목회상담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한국의 경우, 70년대 이전까지는 거의 칼 로저스(Carl Rogers)의 이론에 크게 의존했으며 70년대 이후에는 하워드 클라인벨(Howard Cleinbel)의 이론이 주로 소개되었다. 클라인벨의 모델은 로저스의 모델을 기본적인 바탕으로 삼고 여기에 약간의 행동심리학적이며 그룹 역동적인 요소를 가미한 절충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그 자신도 로저스의 이론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를 넘어서고자 시도한 것이다. 근래에는 여성주의 상담이나 생태학적 상담 등과 같은 현대적 이슈들을 수용하고 있으나 그의 심리학적 이론은 여전히 대상관계 이전의 파라다임에 속해 있다. 한국 목회상담의 파라다임 전환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시작되었다고 말 할 수 있다. 이 때에 들어와서 목회상담 분야의 학문을 소위 본격적으로 공부한 박사(Ph. D)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 서구에서 학위를 마치고 귀국한 신진학자들의 대부분이 과거의 파러다임이 아닌 새로운 파라다임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새로운 파라다임에 근거한 목회상담학이 강의되고 있는 대학 및 대학원들도 다수에 속하고 있으며, 필자가 아는 범위 안에서 만도 감신대학원, 강남대학원, 계명대학원, 연신대학원, 장신대학원, 한신대학원, 한일신대, 호남신대 등 십여 군데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내에서 목회상담학자가 가지는 위치와 역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것은 주로 서구의 이론을 따르고 있는 한국의 상담과 정신치료 분야가 아직도 서구에서 일어난 이론적 전환을 수용하지 못하고 뒤쳐져 있는 동안에, 발전된 미국의 목회상담학에 의해 영향받은 한국의 목회상담가들은 세계적인 치료심리학의 흐름과 호흡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예로 한국 상담심리학회에서 1996년에 최초로 외국의 학자를 초빙하여 대상관계이론을 소개한 바 있으나 목회상담분야에서는 이미 1990년부터 본격적인 대상관계이론이 소개되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이미 여러편의 석사학위 논문이 발표된 바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 목회상담은 목회 영역뿐 아니라 한국의 상담학과 정신치료학의 이론과 실제의 발전을 위해 크게 공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활짝 열려 있다.
2011-01-06 19: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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