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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관계이론-고전적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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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관계 이론 - 고전적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프로이드의 이론은 복잡 다양한 인간의 발달과 생존을 단순히 내부적 관점에서 본능적 욕동 및 욕동의 내적 변천만으로만 설명함으로써 인간 동기의 복잡성, 정신구조 발달과 자아기능의 다양성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그의 이론은 지극히 불완전한 존재로 태어나 장기간의 돌봄과 애착과정을 요하는 인간의 특성을 간과하고, 현실의 중요성을 이차적인 것으로 격하시킴으로써 실제 임상적용에서 많은 허점과 모순이 노출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배경으로 대상관계를 강조하는 새로운 이론의 흐름이 형성되었다.
대상관계 이론은 광의로는 고전적 본능적 욕동구조 모델의 임상적 이론적 설명에 대한 반동으로 성립된 이론을 말하지만, 대상관계 이론을 정의하고 범주화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본능적 욕동이론의 수용 정도에 따라 객관적 차이가 존재하며, 이를 기준으로 대상관계 이론을 분류하는 세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
첫 번째는 본능적 욕동모델을 폐기하고 관계모델로 완전히 대체하고자 하는 이론가들의 견해이고(페어베언), 두 번째는 발달초기의 병리와 정서장애를 설명할 수 있도록 본능적 욕동이론에 새로운 개념을 추가하고자 하는 견해이며(컨버그), 세 번째는 대상관계 이론을 고전적인 본능적 욕동모델과 자기심리학을 이어주는 교량으로 보는 견해이다(코헛, 베이컬, 뉴만 등).
대상관계 이론은 단일한 이론이 아니라 대상의 기원과 성질에 대한 입장, 본능적 욕동을 보는 관점, 발달 및 병리에서 환경과 선천적 요인간의 비중, 분석과정에서 개입의 정도와 해석의 역할과 내용 등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를 갖고 있는 여러 이론의 집합체를 말한다.
고전적 대상관계 이론은 공통적으로 생물학적인 본능적 욕동개념을 폐기하고 관계성에 대한 심리적 욕구를 인간의 근본 동기로 보며, 발달과 정신병리를 초기 대상관계가 내재화된 산물로 본다. 또한 초기 대상관계를 강조함으로써 분석상황에서 전이에 더 많은 의미와 중요성을 부여하였다. 전이에서 분석가를 단순히 환자의 유아적 태도와 소원이 전치된 대상으로서만이 아니라 금지하는 부모 대상이 투사된 대리물로 보게 됨에 따라, 전이는 초기 대상관계를 수정할 수 있는 새로운 대상관계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간주되게 되었다.
치료적 기법 역시 단순한 해석 차원에다 분석가의 내사를 통한 엄격한 초자아의 변형과 자아의 수정을 포함하게 되었다. 대상관계 이론은 인격형성, 정신병리, 분석기법에 있어서 관계적 기원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대인관계 이론과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드러난 현상의 의미는 현실 속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위장되고 숨겨져 있으며, 치료를 위해서는 숨어있는 내재화된 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고 본 점에서 대인관계 이론과의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고전적 대상관계 이론도 그 형성과 전개과정에서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러나 그것의 출발점은 본능적 욕동이론이었다. 본능적 욕동이론에서 대상관계 이론으로 첫발을 내디딘 클라인은 과도기 이론가로서 많은 혼란과 모순점을 노출하였으나 새로운 이론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본능적 욕동이론의 틀을 유지하고자 했던 클라인은 인간행동의 근본 동기는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내부로부터 발생하는 것이며 선천적으로 완성된 것이라는 욕동이론의 전제를 수용하였다. 그러나 욕동을 신체적 긴장에서 발생하는 생물학적 개념이 아닌 순수 심리적 현상으로 보았고, 그 자체 안에 대상과 목적을 포함하고 있는 자생적 정서이자 정신의 기본요소라고 보았다. 프로이드 이론을 받아들여 구조와 에너지를 분리하고, 욕동을 조절하고 만족시키는 정신구조라는 개념을 수용함에 따라 자아와 초자아라는 복잡한 조절기구 개념을 유지하였다. 하지만 욕동이 본래 방향성을 가지고 있고, 욕동 조절이나 정신구조가 타인과의 관계적 구성물로 이루어진다고 봄으로써 조절기구로서의 정신구조 개념에 혼동을 초래하였다. 비록 과도기적 혼란이 있었지만, 클라인의 이론은 정신구조를 순수한 관계적 욕구의 산물로 보는 관계이론으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을 하였다. 클라인과 마찬가지로 본능적 욕동이론을 유지하고자 했던 위니캇 역시 공격성을 일차적 에너지인 생명력과 활동력으로 정의하였고, 욕동구조를 보존하고 정신구조와 에너지를 별개로 취급하는 견해를 취했다. 그러나 페어베언 등의 순수 관계이론가들은 본능적 욕동개념을 완전히 폐기하였고, 정신구조와 에너지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고전적 에너지이론에 반대하였다. 그들은 정신구조는 역동이며 그 자체가 에너지로서 태어날 때부터 자아(자기)라는 구조로 존재한다고 보았고, 정신 에너지로서의 공격성은 좌절이나 박탈에 대한 이차적 반응으로 개념화였으며, 기본 동기로서의 리비도는 자아(자기)의 기능으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추구하고 현실을 지향하며 정신구조의 발달과 함께 점차 발달해 간다고 보았다.
그들은 또한 인간을 환경 안에서 기능하는 사회적 존재로 보고, 발달과 병리를 결정하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경험이라고 보았다. 또한 신체에 근거한 생리적 욕구는 인간의 근원적 동기가 아니라 만족스런 관계를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아, 선천적 기질적 요인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였다.
이러한 고전적 대상관계 이론은 당시 주류를 이루던 본능적 욕동이론과 클라인의 정신병리 이론이 모든 병리의 원인을 아동 자신의 선천적 요인에로 돌리는 경향성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된 대안이론이라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Ⅰ. 클라인(1882~1960)

클라인은 프로이드의 원본능 심리학과 이중본능적 욕동이론(1920)에 기초하여 삶의 주요 부분은 개체 내에서 발생되며 내적 힘에 의해 움직여지고, 리비도와 공격성은 개인 내부에서 발생하는 완성된 동기적 에너지라는 기본 전제를 수용하였다. 또한 인격발달에서 본능적 욕동발달과의 관계를 강조하였고, 분석에서 방어보다는 충동에 대한 해석을 중시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본능적 욕동이 긴장완화를 추구하는 방향성 없는 충동이라는 개념을 포기하였다. 본능적 욕동은 폐쇄되고 한정된 에너지체계가 아닌 대상을 추구하는 사랑과 증오의 열정이 단지 신체를 통해 표현되는 것이라고 함으로써 본능적 욕동을 재정의하였다. 발달과 정신병리 역시 대상관계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았고, 내적 대상과의 대상관계가 정신적 삶의 기초라고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정신적 삶이 내부 발생적이라는 주장을 함으로써 과도기적 대상관계 이론가로 평가된다.
특히 공격적 욕동의 변천을 자세히 연구하여 심층 무의식에 대한 이해와 초기 원시적 기제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는 것을 통해서 정신증 환자와 경계선 환자를 정신분석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었다.

1. 이론의 핵심 개념

1) 대상의 본성과 기원

대상의 계통발생적 선험적 이미지를 인정하고 본능적 욕동 투사에서 나온 대상 이미지의 보편적 특징을 강조하였으나, 대상의 본성과 기원에 대한 이론이 시기별로 달랐고 전체적으로 통합된 이론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론에 혼선을 초래하였다.
초기 이론에서 대상은 현실대상과 상관없이 선천적 욕동에 의해 창조된다고 보고, 선천적 욕동에는 원하는 대상에 대한 계통발생적 선험적 이미지와 만족을 얻는 방법에 대한 환상까지 포함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선험적 대상 이미지에 외부 세계의 현실경험이 포장됨으로써 대상은 수정되고 변형된다고 하였다. 이후 투사기제에 대한 연구를 통해 최초 대상이 부분적으로 현실 인물로부터 기원하며, 현실 대상에 리비도와 공격성의 투사를 통해 채색함으로써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을 창조함으로써 초기 견해를 수정하였다.
하지만 이론이 더욱 진전되고 우울적 자리 개념이 도입되면서 대상의 본성과 기원에 대한 이원적 사고를 형성하였다. 나쁜 대상은 투사와 같은 특정 기제 없이도 내면의 선험적 이미지에서 유래하는 지각적 왜곡에 의해 창조되나, 좋은 대상은 외부현실에서의 좋은 대상의 내사를 통해 형성되는 것으로 보았고, 이러한 원시적 대상은 투사와 내사의 반복을 통해 변형된다고 하였다.

2) 투사적 동일시

클라인은 프로이드의 개념인 원치 않는 정동의 환상적 축출이란 투사 개념을 확장하여, 이때 투사되는 것은 단순히 충동만이 아니라 자기의 일부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투사된 것이 자기의 일부이므로 주체는 투사된 것과 자기의 무의식적 동일시를 통해 자기의 일부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통제하려고 하는데, 그녀는 이것을 투사적 동일시라고 명명하고 그것의 상대 개념인 내사적 동일시 개념과 함께 내적 세계를 형성하는 주요 기제라고 설명하였다. 이러한 과정은 편집-분열적 자리에서 시작되지만 평생 지속될 수 있다고 하였다. 예컨대, 현실에서 폭력, 약자의 고통, 사회적 음란성 등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의 내적 과정은 자신의 내적 특성을 자기 안에서 경험하기보다는 다른 사람 안에 있다고 보고 그러한 경험에 지대한 관심과 통제의 노력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 투사적 동일시 개념은 클라인 이후 더욱 확장되었다. 비온은 투사적 동일시를 한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환상이라는 개념과 연결시키면서, 그것을 일종의 정신적 텔레파시로 이해했으며, 마치 설리반이 말하는 감정적 전염이라는 개념에서처럼, 두 사람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관계적 사건으로 확대하였다. 그는 또한 이 개념을 치료적으로 적용하여 치료자는 투사적 동일시를 통해 환자의 강력한 감정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다고 하였다.

3) 시기심(envy)

클라인은 정신병리의 중요한 원인으로 시기심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시기심이란 좋은 것, 만족과 쾌락을 주지만 통제하고 소유할 수 없는 것을 파괴하고 망치고 싶은 욕구라고 하였다. 이는 파괴 의도가 없는 탐욕이나, 대상을 전체대상으로 인식한 이후의 삼자관계에서 나타나는 질투와도 구분되는 개념이다. 이 시기심은 타고난 죽음 본능에서 기원하는 것으로서 일관성 없는 양육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강화된다. 시기심이 결국 감사하는 마음에 의해 극복되지 못하면, 편집-분열적 자리에서 좋은 젖가슴에 대한 공격이 사랑과 희망을 파괴하여 발달정지를 가져온다. 또한 성인의 정신병리에서 시기심은 자신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나 중요한 것을 가진 사람에 대해 견딜 수 없는 어린 시절의 무력감을 느끼게 하며, 따라서 그러한 것을 제거하고 파괴하고자 시도하는 현상을 초래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섭식장애나 부정적 치료반응 등이 그러한 예에 해당된다고 하였다.

3. 동기이론

클라인은 프로이드가 사용한 용어를 사용하고 본능적 욕동이론의 형식을 유지함으로써 프로이드와의 연관성을 강조하였지만, 그가 발달시킨 본능적 욕동이론은 프로이드의 이론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프로이드 이론에서 본능적 욕동은 신체적, 생리적 개념으로서 신체적 긴장으로부터 발생하는 생리적 욕구이며, 이러한 욕구의 해소가 인간행동의 동기이다. 따라서 본능적 욕동은 본래적으로 대상이나 환경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자체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다. 또한 대상은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욕동 만족을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고, 정서 역시 욕동 만족에 따른 이차적 현상이다. 하지만 클라인은 본능적 욕동의 본성은 근본적으로 대상 지향성을 지닌 심리적 현상으로서, 사랑과 증오 등의 복잡한 정서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그녀는 인간행동의 근본 동기는 신체에서 기원한 긴장이 아니라 정신적 현상인 정서로서의 본능적 욕동이며, 이는 개체 내부에서 기원하고, 선천적, 선험적으로 이미 완성되어 있다고 보았다. 나아가 본능적 욕동을 사랑의 정서와 증오의 정서로 구체화하고, 본능적 욕동 안에 복잡한 환상과 대상을 포함시켰으며, 인간은 대상에 대한 선험적 지식을 갖고 관계를 지향한다. 이로써 순수 관계이론에 비해 현실 대상의 의미를 축소시키고 내부적 동기를 강조하였지만, 이후 순수 관계이론이 탄생될 수 있도록 예비하는 역할을 하였다.

4. 정신병리

클라인은 정신병리의 원인으로 아동 자신의 타고난 공격성을 강조하였다. 정신병리의 원인인 나쁜 대상은 전적으로 내부의 공격성으로부터 나오는 것으로 본 반면, 아동에게 미치는 부모의 영향을 긍정적인 것으로만 평가하였다. 따라서 정신병리와 관련하여 실제 부모와의 관계로부터 대상관계가 발달한다고 보고, 따라서 부모의 나쁜 성격이 정신병리의 원인이라고 본 다른 대상관계 이론가들과는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그녀는 부모를 선천적 공격성에 반대되는 사랑과 돌봄의 원천으로 생각하여 양육환경을 교정적 의미로만 보았고, 따라서 발달적 자리를 중심으로 정신병리를 분류하였다.

1) 편집-분열적 자리의 병리

이 시기의 중요한 병리의 원천은 투사된 공격성과 시기심인데, 특히 좋은 대상에 대한 시기심은 좋은 대상의 내사를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파괴적 의도는 조숙한 죄책감을 형성하게 한다. 이는 미숙한 자아로 하여금 내부의 공격성을 투사하게 함으로써 편집적 자리에의 고착을 초래하고, 투사, 내사, 투사적 동일시, 분열, 이상화, 전능 부인과 같은 병리적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성격병리나 정신증을 발생시키는 토대가 된다.
정신증은 편집-분열적 자리에 고착된 경우로서, 좋은 내적 대상이 거의 형성 되지 않은 채 투사된 나쁜 대상이 안정된 방어기제에 의해 통제되지 못함으로써 재내사된 나쁜 대상에 의해 통제 당하는 공포에 시달리는 상태라고 보았다. 또한 이 시기에 기초한 장애로 경계선 인격, 자기애적 인격, 분열성 인격 등의 인격장애를 들었다. 이런 인격장애들은 공통적으로 투사적 동일시에 의해 투사된 공격성이 재내사 되기보다는 편집적 자리에서의 안정된 방어기제를 통해 다루어지고, 내재화된 좋은 대상이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정신증과는 달리 자아와 초자아의 상당부분을 구성한 경우에 해당된다.
경계선 인격은 투사적 동일시에 의해 투사된 공격성을 정신증에서와 같은 강력한 재내사 대신 이상화, 전능성, 부인, 평가절하, 분열의 방어기제를 통해 일차적으로 방어하지만, 불안정한 자아는 다른 한편으로 좋은 대상에 매달리는 의존형태를 보인다고 하였다.
클라인은 자기애적 인격을 별도로 분류는 하지 않았으나, 그녀의 후계자인 로젠펠드, 시걸 등은 이상화와 전능방어를 중심으로 경계선 인격으로부터 자기애적 인격을 구분하여 설명하였다.
클라인은 페어베언의 분열성 기제에 대한 연구 결과를 수용하여, 편집적 자리에서 나타나는 분열성 인격에 대해 정돈된 이론을 발표하였다. 클라인은 투사적 동일시에 의해 투사된 공격성을 자아의 한 부분으로 보았으며, 자아경계를 유지하고 자아보호를 위해 관련된 자아의 부분을 분열시킨다는 페어베언의 분열성적 방어를 인정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만으로는 투사된 공격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고 대상 접촉으로부터 철수되어야만 자아를 보호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가 분열성 병리에 해당한다.

2) 우울적 자리의 병리

우울적 자리의 일차적 병리는 우울증이다. 클라인은 애정대상을 파괴한 것에 대한 보상을 이루지 못하고 죄책감과 함께 공격성을 자신에게 돌림으로써 나타나는 일차적 정서를 우울증으로 보았다.
우울증은 이차적으로 다양한 병리를 유발하게 된다. 첫 번째 유형의 이차적 병리인 조증병리는 좋은 대상에 대한 손상을 회복시킬 수 없다고 느낄 때 조적 방어에 의존하는 경우이고, 강박기제 역시 조적 방어를 보완하는 방어로 보았다. 두 번째 유형의 이차적 병리는 우울불안에서 편집적 자리로 퇴행하는 것이다. 편집적 자리에서의 분열기제는 우울불안을 즉각 완화시키는 대신 박해불안을 초래하여 우울증과 편집증 사이를 반복하는 형태를 나타낸다. 세 번째 유형으로는, 두 가지 형태의 대상 의존성 성격병리이다. 우울적 자리 초기에 파괴에 대한 인식과 죄책감에 고착되면, 과도한 우울불안에 사로잡히고 경계선 병리에서와 유사한 과도한 대상의존을 통해 대상이 파괴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려는 의존유형이 출현한다. 자아가 전체대상을 인식하고 자체 통합이 이루어지는 단계에서의 우울불안은 스스로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는 무가치감과 낮은 자존감을 발생시키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특정 영역에서 외적 대상의 칭찬과 찬사에 의존하는 경미한 형태의 의존유형을 보인다.
네 번째 유형은 신경증 병리로서, 대상에 상처를 입히는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모든 정서적 유대를 포기하고 대상에 대한 의존도 부인하며 사랑 대상으로부터 도피하여 성적 문란이나 부정(不貞) 행동 등의 양상을 보인다.
반사회적 성격병리 역시 우울적 자리에서 기원하는 것으로서, 죄책감이 압도적이어서 어떤 보상노력도 소용없다는 인식은 죄책감의 강력한 억압을 초래하고, 그 결과 초자아는 붕괴되어 손상의 원천이 외재화되는 반사회적 병리를 형성한다. 기타 다양하게 변형된 병리로는 좋은 대상이나 박해대상을 음식과 동일시하는 섭식장애나 내부와 외부의 나쁜 대상으로부터 신체가 공격받는다고 느끼는 건강염려증 등의 병리가 있다.

5. 치료

클라인은 모든 정신장애는 공격성과 그에 따른 불안이라는 공통된 원인의 심각성 차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보았다. 그녀는 정신증과 경계선 등의 심각한 병리도 신경증과 같은 방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정신분석의 치료범위를 크게 확장하였다.
또한 투사적 동일시 개념을 이용하여 분석상황을 관계화시킴으로써 전이의 개념을 확장하였다. 전이를 단순히 억압을 뚫고 대상에게 리비도가 집중되는 현상으로 보기보다는, 환자의 유아기 상황 전체가 분석현장에서 재연되는 것이요 삶의 기원을 구성하는 초기 대상관계가 표출되는 것으로 보았다. 인간은 세상과 관계를 맺는 사랑과 증오라는 두 개의 원시적 감정상태를 갖고 태어나며, 평생 이 두 경험양식 사이에서 갈등하는 존재이며, 무의식은 환상, 환영, 공포가 끊임없이 표류하는 불안정하고 역동적 구조라고 보았다. 이러한 불안정성으로 인해 전이는 치료 초기부터 표출되고, 환자가 나타내는 모든 것은 전이나 전이불안에 대한 방어라고 하였다. 따라서 치료기법으로는 현실의 비중을 최소화하고 방어분석을 간과한 채 거의 유일하게 전이에만 초점을 두면서, 무의식적 환상세계에 대한 즉각적인 심층적 해석을 수행할 것을 강조하였다.
비록 리비도 욕동과 성적 환상에 대한 의식화가 불안감소에 도움이 되지만, 성적 환상의 병인적 요소는 근본적으로 공격성과 그에 따른 공포라고 함으로써 공격성과 시기심을 모든 병리의 근본 원인으로 보았다. 이는 분석상황에서 부정적인 원시적 전이로 표출되기 때문에, 공격적 충동과 부정적 전이에 대한 분석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하였다. 병리가 심각할수록 좀더 초기 대상관계에 기초한 전이가 나타난다는 것 이외에는, 정신증과 신경증의 질적 차이는 없다고 전제하고, 일관된 분석방법으로 즉각적이고 심층적인 해석을 수행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해석이 치료동맹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좋은 젖가슴과 같이 좋은 대상으로 내사되어 시기심과 공격적 충동을 극복할 수 있게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해석만이 유일한 분석적 개입이라고 하였다. 좋은 해석은 불안의 완화를 가져오지만 시기심을 자극할 수 있고, 이 시기심은 부정적 치료반응과 저항의 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시기심의 해결은 또 다른 차원에서 분석과정의 핵심적 요소가 된다.
분석기법에 있어서, 클라인은 분석가의 중립성과 익명성을 강조하는 전통적 기법을 충실하게 따르는 해석을 강조하였고, 초기부터 직접적이고 심층적인 해석을 제공할 것을 주장하였다. 특히 아동분석에서 심층적 해석에 앞서 자아의 방어를 해석하여 불안을 감소시켜야 한다는 일반원칙과 달리, 초기부터 심층적인 해석을 제공할 것을 강조하였다. 그런 해석을 통해 심층의 공격성과 불안을 노출시켜야 저항이 완화되고 분석상황을 확립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연상자료에 근거한 점진적 해석이 아니라 놀이자료 등의 관찰자료에 근거하여 치료 초기부터 마지막까지 동일한 해석의 주제를 반복해서 다루었다. 비록 성인분석에서 조기 해석을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았으나, 객관적 관찰자료를 통해 전이나 불안을 추론하기 때문에 역시 연상자료의 확인 없이 분석을 진행하였다. 이러한 클라인의 분석방법은 정신증, 성격병리, 신경증 등의 다양한 정신병리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차이를 무시하고 성격 방어 등의 방어구조를 무시한 채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여 섣불리 해석한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Ⅱ. 로널드 페어베언(1889~1964)

클라인으로부터 시작된 인간에 대한 순수 심리학적 접근은 페어베언에 이르러 본능적 욕동이론과는 전혀 새로운 이론의 형성을 보게 되었다. 페어베언은 프로이드가 말하는 본능적 욕동으로서의 동기이론은 경험되지 않고 실체가 없는 이론적 가공물이라고 보았다. 실제 유아에 대한 관찰과 반복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존재에 대한 경험적 연구결과는 현실의 인간이 생리적 욕구의 만족이나 쾌락을 추구하기보다 고통스럽더라도 관계를 추구하고 관계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하면서, 인간의 가장 근본적 동기는 관계추구라는 새로운 동기이론을 제시하였다. 또한 프로이드의 삼중구조 이론은 더 이상 분할할 수 없는 입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입자와 분리된 에너지에 의한 운동을 기본으로 한 19세기 물리학에 기초한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물질과 에너지를 동일하게 보는 20세기 과학적 세계관과는 맞지 않는다고 보고, 단일 구조로서의 자아(자기개념)라는 새로운 구조이론을 제시함으로써 이후 대상관계 이론이 계속 발달할 수 있는 구조모델의 틀을 마련하였다.
그는 동기 및 정신구조에 대한 기본 틀을 바꾸고, 발달 및 정신병리에 대한 이론도 실제관계를 기반으로 새롭게 개념화함으로써 전통적인 본능적 욕동모델과는 전혀 다른 순수한 관계구조 이론을 탄생시켰다.


1. 정신구조 이론

페어베언은 에너지와 구조를 분리하는 프로이드 이론에 반대하여, 정신구조를 목적 없는 에너지를 갖는 원본능과 원본능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대리자요 에너지 없는 구조인 자아 그리고 초자아로 구분하는 삼중구조 이론을 폐기하였다. 새로운 동기이론과 발달이론을 기초로 하여 마음의 구조에 관한 새로운 모델을 형성한 페어베언은 출생 시부터 통일된 완전한 전체로서의 자아라는 단일한 정신구조를 상정하였다. 그는 프로이드가 사용한 자아라는 용어를 그대로 사용했으나, 그것은 삼중구조 내의 자아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었다. 그것은 오늘날 대상관계 이론의 핵심 개념인 경험의 주체이자 기능적 구조인 자기와 동일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그는 이 자아가 자체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그 내부에 하부 구조를 갖는 체계로 발전한다고 보았다.
원래 완전하고 통일된 구조인 자아는 외부현실을 지향하며, 이 과정에서 어머니와의 만족스럽지 못한 관계는 나쁜 대상으로 내면화된다. 자신의 사랑이 거절되었다는 고통과 불안을 줄이기 위해 나쁜 대상은 분리 억압되는데, 그것은 두 개의 측면으로 나뉘어 분리 억압된다. 즉, 유혹하는 어머니 상은 흥분시키는 대상으로 분리 내면화되고 박탈하는 어머니 상은 거절하는 대상으로 분리 내면화된다고 하였다. 이로써 본래 현실을 지향하는 온전한 자아는 분열되고, 분열된 자아는 현실의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내적 대상과의 관계로 전환한다. 이때 자아는 흥분시키는 대상과 동일시된 리비도적 자아, 거절하는 대상과 동일시된 반리비도적 자아, 그리고 현실을 지향하는 건강한 부분인 중심 자아로 나뉜다고 하였다. 리비도적 자아는 유아적 의존갈망을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만족을 추구하며 원본능과 유사한 비현실적인 일차과정 사고를 보임으로써 중심 자아와 반리비도적 자아에 의해 억압된다고 하였다. 반리비도적 자아는 접촉이나 만족에 적대적인 내적 방해자로서, 좌절경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오와 파괴성의 저장소라고 하였다. 이는 흥분시키는 내적 대상과 리비도적 자아를 공격하고 억압하는 자기 처벌적 기능을 하지만, 초자아와는 달리 도덕 이전의 것으로 죄책감이 아닌 공포를 일으킨다고 하였다. 프로이드의 초자아개념은 페어베언 이론에서는 이상적 대상, 거절하는 대상, 반리비도적 자아가 결합된 복잡한 체계로 보인다. 페어베언은 좋은 경험과 대상이 내면화되고 건강한 정신발달을 이루는 과정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으나, 나쁜 대상의 내면화에서 나타나는 무조건적인 나쁜 자기 모습에서 상대적이고 조건적인 좋음과 나쁨의 상태로 전환시키기 위해 좋은 대상의 내면화가 이루어진다고 보았다.
이러한 내면화된 좋은 대상과 관계하고 현실을 지향하는 중심 자아는 좋은 대상의 이상적 요구에 맞추어 분열된 자아를 방어하는 역할과 현실세계와 관계 맺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이때 분열된 자아의 부분이 클수록 현실과 관계 맺는 건강한 부분은 축소된다고 하였다. 페어베언의 이론에서 자아의 분열이 논리적인 필연은 아니며 완전히 만족스런 경험을 한다면 분열은 없을 것이나 현실적으로 좌절경험은 불가피한 것이기 때문에 자아의 분열은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보았다.

2. 정신병리 이론

1940년 최초의 정신병리 이론을 제시한 페어베언은 유아적 의존단계에서의 발달실패로 인해 나타나는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을 두 가지 기본적인 정신병리로 보았다. 그리고 이에 대한 방어로서, 과도기 단계의 병리인 공포증, 강박증, 편집증, 히스테리라는 4가지 증후군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정신병리의 기본 틀은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었지만, 1943년 이후 관계이론이 정립됨에 따라 유아적 의존단계에서의 병리를 순수 관계적 측면에서 재조명하였다. 이를 통해 우울증 병리를 관계적 측면에서 새롭게 이해함으로써 분열성 병리를 기본으로 한 하나의 통일된 정신병리 이론을 형성하였다.

1) 초기 이론

페어베언은 클라인의 자리 개념을 수용하여 분열증과 우울증을 모든 정신병리의 기본으로 보고, 구강기를 초기 구강기와 후기 구강기로 구분하여 두 가지 고착지점이 정신병리의 근원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클라인과는 달리, 초기 구강기의 중심적인 문제를 공격성이 아닌 의존과 좌절된 사랑으로 보고, 공격성은 기본적인 자율적 동기가 아니라 좌절에 대한 반작용으로 초기 구강기 이후에 등장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이 시기에도 이미 욕동이론으로부터 상당히 벗어나 있었지만, 빨기와 깨물기라는 특정 욕동에 따라 구강기를 구분하고, 공격성을 일차적 병리의 원인으로 봄으로써 욕동이론과의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절대적 의존기인 초기 구강기를 분열적 자리로 보고, 이 시기의 대상관계의 실패는 정신분열증이나 분열성 인격을 초래한다고 하였다. 이 시기의 좌절로 인해 최초의 욕구인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거절 받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데, 이러한 박탈은 대상에 대한 더욱 강한 소유욕과 함께 구강적 함입 욕구를 강화한다. 이는 곧 의존욕구와 자신의 사랑이 대상을 파괴했다는 불안을 유발하고, 이러한 불안은 대상으로부터 철수함으로써 방어된다. 대상으로부터의 철수는 현실접촉의 상실과 함께 존재감의 상실을 초래하고, 대상과의 접촉은 자아성장에 필수적인 대상의 존재를 파괴한다고 느낌으로써 유아는 진퇴양난의 갈등을 겪게 된다. 이는 결국 자아를 상실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수치심, 약함, 무가치감의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위협에 대한 방어의 실패는 현실로부터의 철수와, 자기와 대상 사이의 경계 상실을 가져옴으로써 정신분열증의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 어느 정도 위협에 대한 타협 형성에 성공할 경우, 유아는 현실로부터의 철수를 통해 자아경계를 보존하는 분열성 인격을 형성한다.
후기 구강기는 깨물기 등 공격성이 두드러진 시기로서, 사랑과 증오를 모두 인식하는 양가감정이 출현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의 대상관계의 실패는 자신의 공격성이 대상을 파괴했다는 공포와 함께 양가적 대상을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양가성과 죄책감이라는 우울적 역동을 성립시킨다. 이러한 우울상태는 모든 접촉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양가적 대상만을 억압하는 것으로서, 방어로 간주되지 않는다. 따라서 분열상태와 우울상태 모두를 일차적 정신병리라고 하였다. 그 외의 모든 병리는 분열성 병리와 우울성 병리에 근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2) 후기 이론

순수한 관계이론이 확립되면서 정신병리 이론도 내적 동기보다는 경험적이고 순수 관계적인 면으로 일원화되었고, 따라서 모든 정신병리를 억압된 나쁜 대상에 대한 애착이라는 관점에서 설명하였다. 현실의 부모가 나쁠 경우, 어머니는 아이의 모든 것이므로 아이에게는 견딜 수 없는 고통으로 느껴지게 된다. 이때 통제 불가능한 외부적 고통을 통제 가능한 내부적 고통으로 변형시키기 위해 아이는 어머니의 나쁜 측면을 분리하여 내면화한다. 나쁨이 자신의 안에 있으므로 통제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면화와 함께 나쁜 대상과 그와 관련된 기억 및 자아부분들이 억압되며, 결과적으로는 자아의 분열이 초래된다.
분열적 고착과 우울적 고착을 기초로 한 초기이론은 자아의 분열을 보편적인 현상으로 인식하게 되면서, 우울증의 핵심 역동으로 보았던 애정대상에 대한 증오가 실은 좌절된 사랑에서 온 것으로 인식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우울증은 분열성 병리에 뿌리를 둔 것으로 보게 되었다. 이러한 이론적 발전을 토대로, 우울증을 분열성 병리에 대한 방어로 보는 견해가 대두되었다. 또한 우울적 자리의 일차적 정서로 본 죄책감은 나쁜 대상이 내면화되고 자아가 분열되었을 때 나타나는 일차적 정서인 수치심, 무가치감, 약함을 방어하기 위해 무조건적 나쁜 대상을 조건적 나쁜 대상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았다. 즉 대상이 나쁜 것은 내재된 좋은 대상의 이상적 요구를 따르지 못함으로써 조건적이고 도덕적으로 나쁜 것이며, 이러한 도덕적 방어에 따른 이차적 현상이 바로 죄책감이라고 보게 되었다. 페어베언의 초기 이론은 비록 공식적인 수정은 거치지 않았지만, 죄책감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통해 실질적으로 분열적 역동에 기초한 통합된 정신병리 이론으로 대체되었다. 따라서 모든 정신병리는 다음의 세 가지 조건에 의해 결정된다. 첫째 얼마나 많은 나쁜 대상이 내면에 존재하며 그것들은 어느 정도로 나쁜가? 둘째 자아가 나쁜 대상과 얼마나 동일시되어있으며, 현실관계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중심 자아의 크기는 어느 정도인가? 셋째 나쁜 대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어는 어떤 것들인가?
페어베언은 이러한 기본적인 정신병리에 대한 방어로써 공포증, 강박증, 편집증, 히스테리라는 4가지 증후군이 발생한다고 보았다.
공포증은 일단 함입된 대상을 외재화한 후에 나타나는 증상으로서, 대상축출에 따른 고립감, 분리불안, 대상보유에 따른 분화의 실패, 자율성 상실 등의 요소들 사이의 갈등구조로 보았다. 광장공포, 고소공포, 어둠공포는 축출에 따른 불안에 대한 방어로 보고, 밀실공포, 관계공포는 함입에 따른 불안에 대한 방어로 보았다.
강박증은 대상을 내재화한 상태에서 축출과 보유 사이의 갈등이며, 편집증은 만족스런 대상은 내재화하고 거절하는 대상은 외재화하여 내부의 좋음이 외적 박해자에 의해 위협받는 상태라고 보았다. 대조적으로, 히스테리는 거절대상은 내재화하고 만족대상은 외재화함으로써 내부에는 나쁨이 있고 외부에는 좋음이 있다고 느끼며, 따라서 외부 대상을 과대평가하고 외적인 것에 집착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히스테리 기술은 흥분대상과 거절대상의 강도가 높고 억압도 강력하다는 점에서, 다른 신경증 기술과 구분된다고 보았고, 이를 통해 오이디푸스 갈등을 재해석하였다.
히스테리 환자의 신체화, 구강성애, 자체성애적 활동은 초기 모자관계에서 발생한 좌절에 대한 반응으로서, 흥분시키는 대상에 대한 욕구가 강화되고 자위를 통해 성기를 조숙하게 성애화한 결과로 보았다. 전통적 견해에서처럼, 히스테리는 성기적 성욕 및 억압과 관련되어 있지만, 이때의 성욕은 구강적인 것이고, 억압은 성기적 성을 향한 것이 아니라 유아적 의존대상을 향한 것으로 보았다. 조숙한 성기화로 인해 아이는 과도기 단계에서도 유아적 애착을 포기하지 못하고 외적 대상을 과대평가하며, 구강기 대상에 대한 욕구를 성욕으로 가장하여 신체를 통해 성취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곧 내재화되고 억압됨으로써 성인이 된 후에도 초기 외상과 관련된 상황에서 억압 장벽이 약화될 경우, 증상으로 출현한다.
오이디푸스 갈등은 아이가 부모와의 삼각관계를 한쪽 부모는 거절대상으로 다른 쪽 부모는 흥분대상으로 단순화한 것으로 이해하였다. 이는 복잡한 내적 정서를 가진 아이가 그러한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오이디푸스기 이전의 억압된 대상표상과 관련된 히스테리 환자와 관련해서만 그것의 중요성을 인정하였다.
페어베언은 히스테리를 제외하고는 어째서 개인이 네 가지 정신병리 중 특정 증상을 선택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으며, 다만 정신분열증과 우울증이 네 가지 과도기 증상보다 유아적 의존기 동안에 더 심한 좌절을 겪은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후기에는 억압된 나쁜 대상에 대해 애착을 보이는 반복강박을 성격 및 대인관계 장애의 가장 일반적인 특성으로 보았다.

3. 치료이론

페어베언은 임상기법 및 치료와 관련하여 자신의 명확한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그에게 직접 분석을 받았던 건트립은 그가 자신의 새로운 이론과 모순되는 분석기법을 실제 임상에 적용했다고 평가했는데, 이것은 그의 치료적 관점을 이해하는 데 혼동을 더해 주었다. 하지만 전통이론에 대한 강한 비판과 말년에 임상이론을 정리한 논문(1958)을 통해서 우리는 페어베언이 새로운 임상기법을 시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페어베언은 전통적 관점이 분석의 대상을 원본능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전이신경증으로 재현될 수 있는 히스테리, 강박증 등 역동적 병리로 제한한 것을 비판했으며, 분석이 성욕과 관련된 죄책감의 해소를 최종목표로 한 것을 비판함으로써 정신분석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작하였다.
그는 자아구조는 정적인 것이고 원본능만 역동적인 것이므로 자아구조의 결함은 분석될 수 없다는 전통적 견해는 잘못된 것으로 보았고, 자아 역시 역동적 갈등 속에 있는 역동적인 구조로 보았다. 모든 인간은 자아의 분열을 겪으며, 정신병리는 궁극적으로 자아분열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며, 심리내적 갈등은 자아구조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심리내적 갈등과 구조결함을 하나로 볼 수 있게 됨에 따라, 페어베언은 치료적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 있었다.
치료목표와 관련하여, 페어베언은 전통적인 견해가 통찰을 통해 유아적 갈망의 성취 불가능성을 인식시키고 무의식적 죄책감의 경감을 목표로 하는 것은 문제의 근원에 이르지 못하는 미봉책이라고 비판했다. 근본적인 병리는 대상 접촉에 대한 불안에서 나오는 수치심, 약함, 그리고 퇴행적 갈망이며, 죄책감은 이들 정서에 대한 방어에 불과하기 때문에 치료의 목표는 죄책감이 아니라 그보다 근본적인 정서를 다룸으로써 자아의 분열을 치료하고 재통합시키는 데 두었다. 분석기법과 관련해서, 충동에 중심을 둔 해석은 자아로 하여금 방관자적 위치에서 불안 등의 근원적인 정서를 방어하기 위한 자료의 왜곡 및 정교화를 만들어내게 할 뿐이라고 하였다. 더욱이 그러한 해석은 전이 밖에서 이루어지는 충동 해석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으므로, 전이의 중요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환자의 증상이 환자와 분석가의 관계 안에서 해소된다는 실증적인 자료는 충동의 문제가 인격적 관계의 문제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하였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페어베언은 정신분석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와 분석가간의 인격적 관계이며, 아동기 외상을 노출시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전이란 분석가가 환자에게 중요한 사람으로 느끼게 되면서, 환자가 분석가를 자신의 내적 대상세계로 끌어들여 과거의 관계유형을 인식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환자는 자신이 과거의 중독적인 관계유형을 포기하면 고립되고 멸절될 것이라고 두려워하기 때문에 전이에 대한 해석과 통찰만으로는 변화를 이룰 수 없다. 또한 변화를 거부하는 저항은 일차적으로 무의식적 과거나 분석과정이 아니라 내적 실재와 접촉하려는 분석가 자신을 대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분석가는 환자와의 인격적 관계를 통해서만 저항을 깰 수 있다.
결국 변화를 이루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전이 또는 저항에서 해석이나 통찰보다 환자의 전이 지각과 다른 방식으로 반응하는 분석가와의 새로운 관계경험이다. 또한 해석이 변화를 줄 수 있는 경우는 초기 외상적 관계를 대체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부모 인물과의 관계경험 안에서 해석이 제공되는 경우이다. 따라서 안정된 환경이 제공될 때에만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나쁜 대상들이 의식될 수 있고, 그 결과 자아의 재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다.

4. 한계와 공헌

페어베언의 이론은 발달 및 정신병리를 지나치게 단순화하여 발달과정에서 부모의 다양한 역할을 간과하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유아의 의존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일 외에도 아동의 과대주의를 반영해주고 세상으로 인도하며 분리과정을 격려하고 행동반경을 설정해주는 등, 성장 발달에 요구되는 다양한 부모역할의 중요성을 간과하였다. 또한 정신병리의 초점을 오직 유아적 의존욕구의 발달과정에 국한하고 다양한 증상과 질병을 동일한 분열성 공포에 기인한 것으로 본 것은 증상의 다양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선천적인 자아의 온전성을 강조함으로써 모든 병리를 부모의 탓으로 보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정신병리에서 분열성적 역동과 의존 및 애착욕구의 강조는 건트립, 위니캇 등의 대상관계 이론가들뿐만 아니라 말러 등의 자아심리학자와 자기심리학자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Ⅲ. 위니캇 (1896~1971)

프로이드 이론과 결별한 페어베언과 달리, 위니캇은 표면적으로는 프로이드의 전통을 계승하려 했고 클라인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자 하였지만, 프로이드 이론과 클라인 이론에 대한 그의 독창적인 해석은 본래 개념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었다. 그는 대상의 본성 및 기원에 대한 페어베언의 견해를 수용하여, 대상은 부모의 실제 성격과 초기 모성 돌봄에 따라 형성된다고 보았으나, 내적 대상관계가 이차적이고 보상적인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또한 전통이론과는 달리, 대상관계를 욕동 만족과 방어의 수단이 아니라 정신발달을 이루는 기본 토대가 된다고 보았다. 그는 환상으로 이루어진 주관적 현실이 경험적 사실을 가진 근본적 차원이요 창조성의 원천이라고 봄으로써 페어베언과 클라인의 견해를 모두 수용하여 자신의 대상관계 개념을 형성하였다. 그는 이러한 대상관계 이론을 바탕으로 정신구조로서의 자기라는 개념을 세웠고, 자기의 발달과 관련된 발달이론과 이에 기초한 정신병리 이론 및 치료모델을 제시하였다.
위니캇은 페어베언과 달리 본능적 욕동이론에 직접 도전하지 않았고, 수정주의자와 달리 관계이론과 본능적 욕동이론을 통합하려고 시도하지도 않았다. 대신 본능적 욕동이론을 보존하면서 발달 욕구와 관계 욕구로 구성된 자아욕구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발달과 관련된 동기적 세력으로 원본능 욕구와 자아욕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본능적 욕동으로 리비도와 공격성이 있다는 프로이드와 클라인의 견해를 표면상 수용하였으나, 그것에 다른 의미와 역할을 부여했다. 두 욕동은 원래 하나로 융합된 상태로 존재하며, 성애적 사랑 충동 안에 포함된 공격성은 건설적인 활동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기발달, 대상인식과 사용에 관련된 현실감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았다.
그는 처음에 하나로 융합되어 있던 욕동은 환경실패의 경험을 통해 파괴적 공격성으로 분화되고, 이러한 파괴적 욕동이 대상을 파괴하거나 전능영역 밖으로 밀어낸다고 보았다. 이로써 대상이 주관적 환상세계에서 벗어나 현실이 된다. 그리고 이때 자신의 공격을 받고도 파괴되지 않고 살아남는 대상을 경험하는 것이 대상에 대한 신뢰와 대상을 사용하는 능력의 발달에 중요하다. 하지만 발달에서 근본적인 욕구는 자아욕구로서, 자아욕구가 먼저 충족되는 한에서만 본능적 욕구충족이 인격성장에 유용하다.

1. 핵심 개념


1) 안아주는 환경(holding environment)

이것은 의존상태의 유아가 필요로 하는 촉진적 환경을 만들어주는 모성적 기능을 일컫는 말로서, 유아의 정서상태를 안아주고 자아욕구를 충족시켜줌으로써 전능감과 안전감을 경험하게 하는 환경을 말한다. 어머니는 이러한 안아주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환경 어머니와 본능적 욕구충족을 제공해주는 대상 어머니로 구분된다. 대상 어머니는 유아의 대상관계와 자아조직이 충분히 형성된 후에 대상지향적인 원본능 만족을 제공하는 어머니를 가리킨다. 발달에서 핵심적인 것은 이러한 대상 어머니의 역할이 아니라 후기 단계에서의 분리경험을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주는 환경 어머니의 역할이다.

2) 충분히 좋은 어머니(good-enough mother)

충분히 좋은 어머니는 안아주는 환경을 제공해줄 뿐만 아니라 원본능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어머니를 뜻한다. 이런 어머니는 자신의 자연스런 모성본능에 따름으로써 초기에 거의 완벽했던 적응에서 차츰 벗어나면서 아이에게 전능감의 점진적 좌절을 제공하는 것을 통해서 아이가 모험심과 대상에 대한 분화된 공격성을 사용하는 능력을 형성할 수 있게 해주는 어머니이다.

3) 일차적 모성몰두(primary maternal preoccupation)

출산 전부터 시작하여 출산 후 몇 주 동안 지속되는 어머니의 마음상태로서, 자신의 주관성을 포기하고 유아의 주관성을 발달시키는 데 몰두하는 건설적인 광증상태를 말한다. 이를 통해 어머니는 출생 초기 아이에게 완벽한 돌봄을 제공해주는 안아주는 환경이 된다.

4) 중간대상과 중간현상

중간대상이란 아이가 어머니와 분리됨에 따른 상실경험에 대한 반응으로 인해 발생하는 분리불안과 우울불안을 완화시켜주고, 전능환상에서 현실세계로 나아가도록 연결시켜주는 매개물을 말한다. 아이는 이러한 중간대상에 대해 완전한 소유권과 통제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대상은 아이에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어야 하며, 또한 그 자체의 현실을 가지고 아이의 공격성을 살아남을 수 있어야 한다.
중간현상은 나와 나아닌 것 모두를 포함한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간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현상으로서, 여기에는 인형, 담요 등의 물건뿐만 아니라 옹알이, 흥얼거림과 같은 소리 등도 포함된다. 이러한 중간대상이나 중간현상은 정신의 조직자로 기능하며, 어머니에 대한 양가감정을 수정하고, 자기 경계의 확립과 스트레스 상황을 지원하여 장래 창조적이고 문화적인 삶을 위한 원천이 된다.

2. 정신병리 이론

위니캇은 프로이드가 연구한 오이디푸스기 이후의 신경증 병리와 클라인이 연구한 우울증을 제외한 채, 그것들보다 좀더 심각한 병리인 정신증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두었다. 자신의 연구가 프로이드의 이론을 확장시킨 것이라고 믿었던 위니캇은 모든 정신병리를 유아적 의존단계에서의 분열성 역동에 기인한 것으로 본 페어베언을 비판하면서, 정신병리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그는 모든 정신병리는 절대적 의존기로부터 시작하여 독립을 향해가는 발달과정에서 환경에 의해 발달이 정지되어 발생한 것으로 인식하였다. 절대적 의존기에 발생하는 침범은 자기가 형성되기 전의 문제이며, 이는 정신구조의 근간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심각한 형태의 정신병리를 초래한다고 보았다. 상대적 의존기에 발생하는 침범은 성격병리나 우울증을 초래하고, 오이디푸스기 이후의 침범은 신경증을 초래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위니캇은 1956년 이후에 발달단계에 따른 기계적 분류에서 벗어나 인간정신의 핵을 구성하는 타고난 잠재력으로서의 참자기라는 개념을 도입하였다. 그리고 현실감과 자발성을 갖고 진정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참자기가 방해받는 정도에 따라 거짓자기 병리, 자기형성 이전의 정신증적 병리, 그리고 신경증 병리로 다소 융통성 있게 병리를 구분하였다.

1) 절대적 의존기의 병리

자기가 형성되기 이전의 병리로서, 충분히 좋은 어머니의 공감과 안아주는 환경의 실패로 인해 전능환상의 때 이른 위협을 초래하고 멸절불안을 느낌으로써 발생하게 된다. 정신증은 전능방어와, 전혀 통합되지 않은 자기에서 기원하는 것이며, 아이가 전능환상이 점진적으로 포기되는 과정 없이 조숙하게 현실에 의해 침입을 받을 때 경험하는 멸절불안으로 인해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인 전능방어에 매달리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다. 정신 에너지가 전능방어를 통해 자아 보호에 편중됨으로써 자아발달은 정지되고 유아는 현실로부터 오는 어떤 자극도 멸절불안으로 느끼게 된다. 그리하여 실제적 정서는 부인되고, 전능환상에 따른 마술적 사고에 고착되어 현실이 왜곡된다.
경계선 장애와 자기애적 인격장애는 절대적 의존기의 외상경험으로 인해 전능방어에 고착되었지만, 자기의 통합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경우이다. 이들은 상대적 의존기 동안에 상대적 발탈 경험을 겪었던 사람들이며, 따라서 잃어버린 만족경험을 되찾고자 하는 시도가 증상으로 나타나거나 치료과정에서 표출된다.
절대적 의존기 동안에 발생한 침범으로 인한 병리 중 가장 경미한 것은, 통합된 자기는 형성했으나 참자기의 자발적 욕구와 몸짓을 따르는 대신 어머니의 기대와 요구에 순응함으로써 피상적인 거짓자기를 형성한 거짓가지 병리이다. 이는 분열성 성격유형에 해당하고, 정도에 따라 마치-인양 성격으로부터 정상인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주지화 성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상대적 의존기에 형성되는 거짓자기는 새롭게 출현하는 어머니의 기대와 요구를 만족시키고 예상되는 침범을 피하기 위해 과도한 정신활동을 하게 되고, 인지적 기능을 정서적, 신체적 토대에서 분리하는 주지화 경향이 강한 거짓자기를 형성한다.

2) 상대적 의존기의 병리

순수한 상대적 의존기의 병리는 절대적 의존기 동안에 충분히 좋은 어머니 경험을 통해 통합된 자기를 형성한 상태에서 겪는 환경의 실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서, 두 가지 유형으로 드러난다.
첫 번째 유형은 절대적 의존기의 만족 경험을 상대적 의존기에 너무 일찍 박탈당했기 때문에 발생한 상실한 대상에 대한 의존과 회복욕구가 두드러진 경우이다. 이는 전형적으로 물질중독, 섭식장애 성적 문란 등을 수반하는 우울장애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병리에서 물질은 어머니 대상인 동시에 어머니가 아닌 대상으로 인식된다는 점에서 중간대상과 유사하나, 이는 박탈이전의 어머니와의 관계를 복원시키고자 하는 것으로 자연적으로 포기되기가 어렵다. 경계선 환자는 전능적 융합상태와 분리됨을 추구하는 모순적 욕구 사이를 오가는 상대적 의존기 동안에 중간대상에 고착된 경우이다. 따라서 이런 환자는 강력한 의존적 유대와 행동화 그리고 비현실적 기대나 자격감을 보이고, 사람을 중간대상으로 사용하려는 갈망을 보인다.
두 번째 유형은 절대적 의존기의 절대적 적응상태가 지속되는 경우이다. 적절한 환경의 실패경험이 지연될 때, 아이는 계속적으로 본능적 흥분을 추구하며 자아관계성을 형성하지 못하고, 따라서 과도한 의존욕구와 성적 욕구에 매달리게 된다. 또한 상대적 의존기의 중심과제인 탈융합된 본능적 욕동인 리비도적 사랑과 공격성을 전체 인격 속에 통합시키는 과제와 관련하여, 공격성이 리비도적 성애와 융합되지 않을 경우 다양한 병리적 방어유형을 형성한다.

3) 독립을 향해 가는 단계의 병리

신경증은 프로이드 이론이 적용되는 영역으로서, 전오이디푸스기의 환경적 결함에서 비롯된 거짓자기 병리와는 달리, 전체 인격을 형성한 사람의 일상적 갈등의 문제로 보아 질병 개념이 아닌 일상적 불행으로 보았다. 위니캇은 기존의 프로이드 업적을 보존하며 그와의 연속성을 유지하려 하였으나, 신경증을 적절한 돌봄만으로도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봄으로써 신경증적 고통과 일상적 불행을 구별하려했던 프로이드 이론을 왜곡하였다.

3. 치료이론

위니캇은 공식적으로 프로이드 이론을 수용하고자 했지만, 분석상황에서는 프로이드와 전혀 다른 접근을 하였다. 그는 분석상황을 환자의 주관세계를 탐색하고 재생시키기 위해 고안된 공간으로 그리고 분석과정을 환자와 분석가의 상호적 놀이로 보았다. 또한 분석가의 역할은 충분히 좋은 어머니처럼 환자의 주관성을 안아주는 환경을 제공하고, 자기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거에 좌절되었던 자아욕구의 출현을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다. 환자의 문제는 특정한 갈등, 욕망, 기억들에 있지 않고, 경험을 형성하는 전체적인 방식의 문제이며, 이는 발달정지와 함께 자신의 주관적 경험의 원천이 떨어져 나가는 내적 분열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분석가는 환자의 발달이 정지된 지점을 확인하고, 발달에 대한 이해를 기초로 분석의 내용과 해석보다는 발달적 욕구를 채워주는 적응적 개입을 해야 한다. 환자 역시 자기회복 능력에 따라 자신에게 결핍되었던 환경특성을 제공받기 위해 분석상황을 유도한다. 결국 위니캇은 관찰과 해석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분석모델을 두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분석모델로 전환하였고, 병리에 따라 다양한 치료방법을 제안하였다.

1) 절대적 의존기 병리의 치료

이 단계의 병리는 망상적 전능세계의 경험이 조기에 방해받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분석가는 치료 상황에서 환자의 충족되지 못했던 유아기 전능 욕구를 가능한 한 많이 충족시켜주어야 한다. 분석가는 발달이 정지된 시점을 파악하고, 정지된 욕구에 적응해주어야 한다. 절대적 의존기와 같은 전오이디푸스기 장애의 경우, 충분히 좋은 어머니가 아이와의 동일시를 통해 공감하듯이, 언어적 해석보다는 환자와의 동일시를 통한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아이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채워주고, 점진적인 실패를 통해 현실로 인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석은 분석가가 환자의 필요에 적응해주는 한에서만 효과적일 수 있다. 멸절불안에 대한 전능방어를 변화시키는 것은 전능방어의 비현실성을 해석을 통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외상적 경험을 긍정적인 경험으로 바꾸어주는 방식의 해석이 요구된다. 따라서 해석의 가치는 유아기 의존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있고, 지식의 증가보다는 경험의 제공에 있다.

2) 거짓자기 병리의 치료

거짓자기 장애의 경우, 지적 기능을 중심으로 정상적인 적응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절대적 의존에 대한 퇴행욕구를 억누르고 있으면서 자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심각한 병리상태이다. 치료의 첫째 목표는, 현재 자신의 존재는 진정한 존재가 아니라는 거짓자기의 허구성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시키지 못한 상태에서 소망이나 갈등에 대한 해석은 무의미하다. 해석은 방어에 대한 분석을 통해 거짓자기를 인식시키는 한에 있어서만 유용하다. 치료적 변화는 환자가 참자기와 접촉하고 안전하게 분석가와의 의사소통을 경험하는 것을 통해서 멸절공포를 극복하고 참자기와의 연결을 회복함으로써 발생한다.

3) 상대적 의존기 병리의 치료

위니캇은 이 시기 병리의 원인인 박탈, 결핍, 공격성을 담아주고 충족시켜주는 것을 원리로 하여, 각각의 병리에 따른 치료기법을 설명하였다. 그는 조기의 모성 박탈을 겪었던 개인이 박탈이전의 만족경험을 복원시키려는 충동과 관련된 병리의 경우, 치료자가 박탈이전의 경험과 욕구를 충족시켜주어야 한다고 보았다.
과도한 모성적 적응으로 인해 자아관계성을 발달시키지 못하고 본능적 흥분과 신체접촉을 추구하며 홀로 있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치료자는 환자가 어린시절 경험하지 못했던 홀로 있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조용히 곁에 있어주어야 한다.
환자의 발달단계와 치료단계에 따라 침묵은 전혀 다른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에, 치료자가 언어적 개입을 사용할지 여부는 환자의 발달수준에 대한 평가에 달려있다. 따라서 일정 부류의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침묵은 저항이 아니다. 이런 경우 치료자가 언어적 해석에 의존한다면, 이는 과거 패턴의 반복으로서 꼭 필요한 홀로 있는 경험을 통한 자아 관계성 발달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환자가 침묵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은 치료적 진전이자 발달적 결과이며, 치료가 진전됨에 따라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의 발달을 위해 한 회기의 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경우 곁에 있는 치료자의 침묵은 치료자를 좋은 대상으로 내재화할 수 있게 하며, 신체적 접촉 없이 환자와의 연결감을 제공함으로써 자아관계성의 발달을 촉진시킨다. 중간대상을 창조하고 대상사용을 시작하는 상대적 의존기에 고착되어 병리적인 중간대상 경험을 추구하는 병리의 경우, 대상의 부재와 공백이 핵심병리를 구성한다. 이러한 성격병리에서는 발견할 대상이 부재하기 때문에, 전이 또한 초기 대상관계의 반복이 아니라 유아기 잠재적 공간에서의 행동화와 신체화를 통한 긴장 방출의 형태라고 보았다. 따라서 치료자는 환자의 비현실적 기대와 빠른 변동을 보이는 모순적 요구에 직면하여 고통스런 역전이 긴장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환자에게 한계 설정과 직면을 통해 치료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환자의 발달적 의미를 무시한 것이라고 하였다.
그보다는 소유했다가 상실한 것에 대한 환자의 갈망에 적응해주고, 새로운 대상을 창조하고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석상황에서 치료자가 조급한 해석을 하거나 생각의 틀을 강요하지 말고, 치료공간을 형태 없는 공간으로 제공하여 환자 스스로 개인적 의미를 창조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치료자는 중간대상처럼 때로는 융합된 대상으로 그리고 때로는 분리된 대상으로 환자에게 제공되어야 하며, 해석은 치료자에 의한 해석이 아닌 환자 스스로에 의한 해석이어야 한다.
우울증의 경우 또는 공격성의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분열기제와 반동형성에 고착된 경우에, 치료 목표는 환경의 실패로 인해 탈융합된 공격성과 성애적 욕망을 다시 융합시키는 것이라고 보았다.
위니캇의 이론에서, 공격성은 건설적인 충동의 원천으로서, 개인이 공격성과 접촉하지 못하거나 그 공격성을 부인할 경우 현실감 있는 건설적인 삶을 발전시킬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첫 번째 치료과제는 환자 스스로 자신의 파괴적 충동을 발견하고 온전한 경험을 통해 공격성의 건설적 의미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치료자는 공격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고, 공격성을 담아주어 전체 인격으로 통합시키도록 도와야 한다. 위니캇의 치료이론은 그를 대상관계 이론가로 분류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한 것이었다. 그는 정신분석을 정지된 발달적 요구에 적응하여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았다. 그러면서 해석과 관련하여, 해석은 발달과정의 한 부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석이 발달적 욕구를 채워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개념화하였다. 그렇지만 이와 관련하여 해석의 역할과 그것이 자신의 치료모델 내에서 갖는 위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시하지 않았다.
또한 치료를 발달적 욕구를 다시 유도하고 그 욕구의 충족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면서도, 이러한 추론적 주장에 대한 경험적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않았다. 실제로 짧은 분석과정에서 초기 고착지점으로의 퇴행과 재경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은 다분히 사변적이고 정신분석적 기본 가정과 동떨어진 개념이라는 비판이 있다.
2011-01-06 19: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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